28일내 과반 연정 구성해야…아랍계·초정통파 정당과 연대가 관건
지난주 이스라엘 총선에서 야권을 이끈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가 차기 연립정부 구성의 우선권을 확보하면서 베냐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실각 가능성이 커졌다. 전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아이젠코트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반(反)네타냐후 유대계 진영 정치인이다.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FT) 등에 따르면 이즈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새 정부 구성 임무를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이젠코트 대표는 공식적으로 임무를 부여받은 날부터 28일 안에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기한은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최대 14일 더 연장할 수 있다. 대통령실이 9일 공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기본 협상 시한은 다음 달 7일, 최대로 연장된다면 다음 달 21일까지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이 기간 각 정당과 정책 및 각료 배분 등을 협상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의회의 신임을 요청해야 한다. 기한 내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누구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재총선이 실시된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된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이날 대통령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지금은 국가 비상정부를 구성할 때"라며 "우리가 그에 걸맞은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이젠코트 대표가 내각 구성을 위해 추가 의석 확보를 위해 다른 정당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총선에서 네타냐후 진영과 아이젠코트 진영은 모두 의회 전체 120석 가운데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4개 유대계 야권 정당 연합은 전체 120석 가운데 48석을 얻었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우파·종교정당 연합은 53석을 차지했다.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아랍계 정당 2곳은 역대 최다인 19석을 확보했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아랍계 정당 2곳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 연합에 참여한 일부 대표들이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에 반대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 사회의 분열이 깊어진 가운데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 여부가 연정 구성의 핵심 쟁점이 됐다. 이에 아이젠코트 대표는 하마스를 해체해야 할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랍계 정당들과 협력할 의향을 내비쳐왔다.
또 다른 방안은 13석을 확보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과 손잡는 것이다. 이들 정당은 그동안 친네타냐후 진영이었지만, 최근 초정통파 청년들의 군 복무 면제 문제를 둘러싸고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다. 다만 야권이 초정통파의 군 복무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어 정책적 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함께 거국적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아랍계 정당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들어서면 이스라엘이 존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이젠코트에게 거국적 연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젠코트 측은 리쿠드당이 새 정부에 참여하려면 극우 정당들과 결별해야 한다고 맞섰다. 야샤르당은 네타냐후 총리가 그동안 이스라엘 사회를 분열시켜 놓고 자신의 집권이 위태로워지자 뒤늦게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