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금조달 부담 놓고 시각차…한은은 차입 위험, SK증권은 실수요 주목
인공지능(AI) 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증시 악재로 지목된 지 보름 만에 코스피가 급등했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지만, 한국은행은 막대한 차입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장중 6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 13일 코스피가 5.46% 급락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글로벌 AI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비용과 자금조달 부담이 반도체 업종의 악재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움직임이 오히려 투자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재료로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주환원 발표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 낙관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AI 산업의 자금조달 구조에 위험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5곳의 올해 1~9월 회사채 발행액은 약 230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의 두 배를 웃돌았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AI 개발사에 투자하고, 개발사가 다시 해당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는 순환거래 구조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AI 투자 수익성이 악화하면 반도체 수요에도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주요 기업의 양호한 재무 상태와 실질적인 AI 수요를 고려할 때 단기간에 금융 불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산업의 자금조달 부담과 실제 수요를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임대가격이 최근 한 달간 14%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AI 연산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자금조달 우려에도 실질적인 수요 감소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주식을 매수할 만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과 SK증권의 분석은 서로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국은행이 차입 확대에 따른 중장기 위험을 경고했다면, SK증권은 현재의 AI 수요와 기업 실적에 무게를 뒀다. 향후 증시 흐름은 AI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금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