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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램리서치 연이은 눈높이 미달…점점 고조되는 'AI버블' 경고음

사진챗GPT
[사진=챗GPT]

글로벌 증시를 견인해온 인공지능(AI) 열풍이 회의론에 직면했다. 램리서치를 비롯한 반도체 핵심 기업들의 향후 가이던스가 급격하게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빅테크 기업 메타를 둘러싼 법적 리스크까지 터져 나오면서 기술주 전반에 걸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규제 비용 부담이 맞물리면서 'AI 버블 조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경고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는 장 초반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낙폭 과대 인식에 반도체 대장주들은 상승 마감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반도체 지수는 0.46%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47%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도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기업공개(IPO) 추진 철회 소식에 4.42% 상승한 127만7000원에 마감해 단기 조정을 방어했다.

이날 국내 반도체주의 혼조세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불어온 AI 투자 피로감과 법적 리스크에서 비롯됐다. 22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2% 폭락한 4815.12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식각장비 선도기업인 램리서치였다. 램리서치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7~9월) 실적에서 매출 82억2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20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호실적이 아닌 단기 가이던스로 향했다. 램리서치가 제시한 2분기(10~12월) 매출 전망치 하단(82억 달러)이 컨센서스를 밑돌자 높아진 눈높이에 미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투자 심리가 빠르게 냉각됐다. 램리서치 종가는 하루 만에 11.76% 급락한 230.15달러로 장을 마쳤으며 주가 폭락 여파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8.16%), ASML(-6.93%), 마이크론(-6.26%), 엔비디아(-4.40%)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번졌다.

여기에 빅테크를 향한 사법 리스크까지 현실화됐다. 뉴멕시코주 지방법원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발생한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 유출 건과 관련해 메타플랫폼스에 소비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250억 달러(약 33조원) 규모의 거액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미국 주정부 소송 역대 최대 규모 제재로, 빅테크 기업들이 AI 및 데이터 생태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법적·규제적 리스크 비용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투매 현상이 단순한 단기 차익실현인지 혹은 AI 수익성(ROI) 불확실성에 따른 구조적 조정의 시작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의 천문학적인 설비투자(CapEx) 대비 상업적 성과 창출 속도가 더디다"며 "AI 투자 피로감에 따른 버블 붕괴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산운용 운용역은 "데이터센터 확장 및 메모리 반도체 다년간 투자 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이번 하락은 과열되었던 시장의 눈높이가 정상화되는 수순으로, 구조적 꺾임이라기보다는 단기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