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설 확산 이후 공개 행보·김여정 대남 메시지·北 웹사이트 접속 장애 잇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 확산 후 관련 소식이 잇따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지난 18~19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심각한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중국 베이징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는 소문이 그 내용이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시신이 북한으로 비밀리에 옮겨졌고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이 퍼졌다.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에게 권력을 승계하기 위해 병력 9000명을 평양에 파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더선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 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사망설은 국제적으로 확산했다.
▲ 사망설 확산하자 가족과 공개 활동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0일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공개 활동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피복·신발전시회-2026'을 방문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아동용 신발과 여성 의류를 살펴보거나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사진이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은 지난 11일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 이후 8일 만이었다.
북한 매체는 사망설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관련 주장이 확산한 시점 김정은 위원장의 활동 사진을 공개하면서 건재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 김여정은 독자 행보…대남 확성기 재가동 예고
사망설과 함께 여동생 김여정 부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여정 부장은 21일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방침을 밝히며 한국을 향해 강경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한국군이 이날 최소 2곳에서 확성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적의 경고사격 도발이 경고성을 넘어 실제적인 우리의 영토안전, 장병들의 신변안전에 위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 우리 국경장병들은 이성을 잃은 무장깡패들을 사정없이 처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 부장이 대남 메시지를 발표한 시점은 해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뿐 아니라 김여정의 권력 장악설까지 확산한 직후로 더욱 주목받았다. 다만 김여정 부장은 이전에도 대남 담화와 대외 메시지를 발표하며 북한의 대남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 북한 웹사이트까지 접속 장애
사망설이 퍼진 뒤 북한 주요 웹사이트에서 잇따라 접속 장애가 발생한 사실도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의 국가 도메인(.kp)을 사용하는 주요 웹사이트에서는 접속 불안정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0일 북한의 주요 웹사이트 40여곳이 약 8시간 동안 접속 장애를 겪었다. 이후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으나 21일 다시 장애가 발생했다.
접속 장애가 발생한 시점이 김 위원장의 사망설 확산 시기와 겹치면서 관심을 모았지만, 두 사건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접속 장애의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 국정원은 지난달 "뚜렷한 건강 이상 없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관한 한국 정보당국의 최근 평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체중을 약 140㎏으로 추정하면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뚜렷한 건강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구축함 현지 지도 과정에서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등 비교적 원활한 움직임을 보였고, 전담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보고 시점까지 121차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했다.
▲ 2020년에도 사망설…20일 만에 등장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이 확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4월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당시 일부 해외 언론과 국내 인사들은 김 위원장의 수술설과 위중설, 사망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망설을 불식시켰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소문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북한의 폐쇄적인 정보 환경이 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나 의료 기록, 세부 일정을 외부에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공개 활동에 공백이 생기면 그 이유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각종 추측이 확산할 여지가 크다.
이번에도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후계 구도에 관한 추측이 더해지면서 사망설이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