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단 탑승 차량에 마른 풀 얽혀 발화… 눔루그 보호구역 80% 잿더미
서울시 8.7배 면적 태우고 중국 국경 비상… 몽골 정부, 거액 손배 청구
일본 이동통신 대기업 KDDI의 몽골 자회사 차량에서 시작된 화재가 서울시 면적의 약 8.7배에 달하는 국경 초원을 태웠다. 불길이 중국 국경까지 위협한 데다,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자연보호구역에 불법 관광을 목적으로 들어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몽골 현지에서 공분을 사고있다.
22일 몽골 국영 몬차메 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8일 몽골 동부 도르노드주 '눔루그(Numrug) 엄격자연보호구역'에서 발생했다. 불길은 건조한 기후와 강풍을 타고 번져나가다 8일 만인 지난 16일에야 진화됐다.
몽골 재난관리당국이 집계한 피해 면적은 약 53만헥타르(5300㎢)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눔루그 보호구역의 80%가 불에 탔다. 불길이 국경 지대로 번지자 중국 내몽골 자치구 소방대와 몽골 국경경비대가 긴급 방화선을 구축하며 총력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화재는 KDDI의 몽골 자회사이자 현지 1위 이통사인 '모비콤' 차량에서 비롯됐다. 모비콤의 일본인 임원진과 현지 직원이 탄 오프로드 차량들이 보호구역 초원을 달리던 중, 차체 하부 배기관에 엉킨 마른 풀에 열이 가해지며 불이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눔루그 구역은 학술 연구 외에는 일반인 출입이 법으로 금지된 최고 등급 보호구역이다. 모비콤 측은 국경 오지 통신망 조사를 위한 현장 점검이었다고 해명했으나, 현지에서는 멸종위기 어종인 아무르송어 낚시와 사냥 등 불법 레저 활동을 즐기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분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확산하자 모비콤의 오치 야스히로 최고경영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실화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일본 KDDI 본사도 환경 피해에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몽골 정부는 이번 화재를 중대 환경 범죄로 규정하고 합동 수사에 착수했으며, 생태계 복원과 진화 비용 전액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