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절반이 월세…가계 이자비용도 12.1% 증가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 0.4% 그쳐…평균소비성향 69.2%로 하락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0%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포인트 상승했다. 1~9월 누적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세 비중이 높아진 것은 전세 거래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했지만 전세 거래량은 27.5% 줄었다.
월세 수준도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원 상승했다. 중위 월세도 같은 기간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올랐다.
월세는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인 만큼 소득이 함께 늘지 않으면 다른 소비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면 보증금 마련 부담은 낮아지지만 절감되는 대출이자보다 월세 지출이 커지면 소비 여력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
대출이자 부담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2.1% 증가했다. 대출을 안고 있는 임차가구는 월세와 이자 부담이 겹칠 수 있는 상황이다.
증시 조정은 자산 손실을 통해 가계소비를 압박할 수 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전 거래일보다 7.57% 급락한 5554.22에 마감했다. 이후 16일과 19일 이틀 연속 반등해 5768.01까지 올랐지만 급락분을 모두 회복하지는 못했다. 주식 투자 비중이 큰 가계는 자산 손실로 소비 계획을 미루거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소비 회복 흐름도 고르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1.8% 하락했다. 올해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도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쳤다.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5.2% 늘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소득 가운데 소비로 이어지는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물가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거비 상승과 자산 손실까지 겹치면 소비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 특히 소득과 저축 여력이 부족한 가구일수록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마창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이 소비 확대에 따른 수요 압력보다는 공급 측면의 비용 상승에서 비롯된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내수 위축이 거시경제를 제약할 수 있는 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가 악화되면 국내총생산(GDP)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란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 회복 시기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