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수
  • 코스피 5767.03 98.98+1.75%
  • 코스닥 808.89 14.11+1.78%
  • 달러 1,331.30 2.9-0.22%
  • 유로 1,491.79 10.05-0.67%
  • 엔화 841.16 4.23-0.5%
  • 위안 199.26 0.35-0.18%

[종합] 李대통령 "주택 공급 2028년 이후 정상화…대출정책 더 세밀해야"

  • 예고 없이 춘추관 찾아 오찬 이어 기자간담회…비공개 계획서 공개로 전환

  • 취임 500일 "준비·과정 관리 부족…과잉 자신감 반성, 제일 큰 원인은 나"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되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출 규제를 더욱 세밀하게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인·허가와 착공 감소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지만 2028년 이후부터 주택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전 계획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출입기자단과 오찬에 이어 간담회를 열고 민생과 경제, 외교·안보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당초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공개로 전환됐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 대통령이 평소 가감 없이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고 오랜만이니 여러분들이 발제하라”며 자유로운 질문을 받았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어려운 문제”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집값 안정화라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오랜 기간 국내 자산 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와 시장에서 소외된 국민의 절망감이 겹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을 길게 놓고 보면 진폭이 크다”며 “전체적으로 본다면 언젠가는 사고가 난다. 마지막 폭탄을 누가 잡을 것이냐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투기 수요를 억제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의 사정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 능력 범위를 벗어나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게 바람직하냐는 구체적인 문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출 규제를 일률적으로 하면 분양받은 사람이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며 “앞으로 대출이든 어떤 조치든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된 사례를 최소화하도록 계속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무리한 대출을 동원한 주택 구매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빚내서 집을 사면 돈이 된다는 생각이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머리에 각인됐다”며 최근 경매 물건과 연체율이 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인·허가와 착공부터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시장은 최소한 3년 정도, 짧아도 2년이고 늦으면 4년이 걸린다”며 “2022년 인허가와 착공이 갑자기 절반으로 떨어진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가 취임해서 올해부터 공급을 올려보려고 하지만 3~4년의 시차가 생긴다”며 “공급이 체계적으로 계속 줄어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2028년 넘어서부터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거나 세금을 많이 걷으려고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조세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진짜 살려고 산 집은 예외지만 돈을 벌려고 산 부동산의 세금을 많이 깎아주는 게 정상이냐”며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도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출범 500일을 지난 소회를 묻는 취지의 질문에는 정책 추진 과정의 준비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저의 준비 부족과 과정 관리 부족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개혁과제를 수행하면서 일종의 과잉 자신감이었을 수 있겠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잘하려고 하고 결국 좋게 변할 것이니 일단 견뎌달라는 생각이 강하지 않았나 싶다”며 “무언가를 잃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설득과 공감 능력, 위로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 지지율이 반등한 데 대해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충고도 많지만 신경을 쓰지 않기는 어렵다”며 “평가가 조금 바뀌고 있다니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좀 더 낮은 자세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과 산업재해·자살 사망자 감소 등을 국정 성과로 제시하면서도 “국정의 개선 효과는 조금씩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는 어렵다”며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국민주권정부의 제1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책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트위터를 많이 하는 것도 우리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오늘 갑자기 여러분과 이야기하는 것도 현장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의 일환”이라며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깊이 반성한다. 제일 큰 원인은 저”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 급락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많이 오르면 어쨌든 조정이 불가피하다. 어느 수준인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정부가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매우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걱정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는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의 투명성, 지정학적 위험,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주주 존중 문화와 지배경영권 남용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중대범죄수사청에도 화이트칼라 범죄와 증권·금융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라고 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은 농축수산업계와 충분히 대화할 때까지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 영토를 넓히는 것은 피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는 국가적 과제”라면서도 “올 연말에 하는 것은 좀 미루고 농민단체들의 말을 들어본 뒤 정부가 수용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서는 ‘전환’보다 ‘환수’ 또는 ‘환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군사주권은 국가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라며 “전작권은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한미 간 협의도 기본적으로 돌려받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NS 소통과 국무회의 일부 생중계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여러분과의 소통을 더 많이 늘리고 소통 채널도 다양화할 생각”이라며 “SNS가 없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목숨줄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