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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두 배 받고 이직…국산 반도체 검사기술 해외 유출한 전 직원 기소

사건 개요 사진지식재산처
사건 개요 [사진=지식재산처]
국산화에 성공한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려 제품 생산에 사용한 혐의로 국내 기업 전직 직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기존 연봉의 두 배를 받고 해외 제조기업으로 이직한 뒤 피해기업의 설계도면과 기술자료를 활용해 시제품을 생산·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재산처 기술유출특별사법경찰과(기술경찰)와 대전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2부는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하고 B씨와 C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술경찰이 해외 기술유출 사범을 구속해 공소청이 기소한 첫 사례다. 양 기관은 영장 청구와 압수수색, 피의자 신병 확보 과정에서 공조했다.

A씨 등은 2023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기업의 현지 유통을 담당하던 해외 유통기업과 공모해 해외 제조기업을 설립하고 피해기업의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 칩의 불량 여부를 웨이퍼 상태에서 검사하는 '프로브카드' 기술이다. 미국과 일본 기업 등이 시장을 선점해 온 분야로 피해기업은 국산화에 성공한 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검사용 장비까지 개발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 대기업에 공급해 왔다.

조사 결과 A씨 등 3명은 피해기업 전직 임원인 D씨의 제안으로 기존 연봉의 두배를 받고 2023년 11월 해외 제조기업으로 이직했다. 이후 피해기업 기술을 사용해 제작한 시제품을 지난해 12월 해외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기업은 이들의 범행으로 해외 시장을 잃을 경우 연간 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사는 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의 첩보를 계기로 시작됐다. 피의자들이 해외에 체류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기술경찰은 국정원과 공조해 해외 제조기업이 조달과 설계 등에 국내 공급망을 이용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7월 국내 설계기업을 압수수색해 피해기업의 설계도면과 기술자료를 확보했다. 자료에는 피해기업의 회사명 등 출처가 삭제돼 있거나 해외 제조기업의 자료처럼 재편집된 흔적이 있었다.

기술경찰은 반도체 업계 연구·개발 경험을 갖춘 전문 수사관 등을 투입해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출처가 지워진 자료들이 피해기업 기술을 바탕으로 작성·변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회피하고 있는 D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기술경찰은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기업의 핵심기술이 국외로 유출되면 돌이킬 수 없기에 기술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해외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범행에 가담한 해외기업도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