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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팔아버렸다"도 안 통했다…국가, 친일파 토지 27억 환수 승소

  •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찬의 신우선 후손 상대 소송…1심 전부 승소

  • 12월 3일 제2기 친일재산조사위 출범…법 시행 전 매각분도 환수 길 열려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이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영창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법무부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이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영창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법무부]
 

법원이 친일파 후손들의 소멸시효 주장을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하고 국가가 낸 27억원대 친일재산 환수 소송을 전부 받아들였다.
 

12일 법무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신우선의 후손을 상대로 낸 매각대금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1심 전부 승소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 8일 국가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다. 환수 대상은 후손들이 1993년부터 2005년 사이 판 13필지의 대금 약 24억3000만원과 아직 보유 중인 1필지로, 이 땅의 공시지가는 약 2억7000만원이다.
 

신우선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찬의를 지내며 일제로부터 한국병합기념장과 다이쇼대례기념장을 받은 인물이다. 1873년 태어나 1943년 사망했다. 문제의 땅은 그가 1913년과 1917년 일제 토지조사 과정에서 소유자로 확정받은 토지에서 갈라져 나온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14필지다.
 

후손들은 국가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지나 환수 청구권이 이미 사라졌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이를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는 권리남용으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2024년 12월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야 할 공익상 필요 등을 이유로 후손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친일재산귀속법이 시행된 2005년 12월 이전에 친일재산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에도 국가가 그 매각대금을 환수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대법원은 2016년 12월 이 법이 정한 친일재산에는 법 시행 전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도 포함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1기 위원회가 친일재산귀속법 시행 뒤에 처분된 재산만 환수 대상으로 봐 그 이전에 팔린 재산에는 손대지 못한 반면, 2기 위원회는 처분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어 대상 범위가 넓어진다. 법무부는 피고들이 항소하면 적극 대응하는 한편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서도 승소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판결은 오는 12월 3일 출범할 제2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의 환수 업무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법무부는 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