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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최태원 "전력·용수 늦어도 공사부터"…호남 반도체 속도전

  • 광주 군공항 첫 방문…"건설비 아낄 생각 없어"

  • 용인과 병행 건설 가능성도…"규모는 용인 3분의 2"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9일 오후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 부지에서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9일 오후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 부지에서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최대한 빠르게 조성하고, 필요하다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공사를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력과 용수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가능한 기초공사부터 먼저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광주 군공항과 탄약고 부지를 찾아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현장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부지와 전력·용수, 교통망 구축 계획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현장 점검을 마친 뒤 경영진에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업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방문 배경에 대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말 백 마디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며 “전남광주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생산시설 확충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게 SK의 판단이다.
 
최 회장은 “수요가 계속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확장 속도를 훨씬 높여야 한다”며 “용인 클러스터의 전체 완공 시점을 12년 앞당겼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부지에 생산시설을 조성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해 지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대내외 간담회에서도 AI 시대에 대응하려면 향후 5년 안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정부와 지자체의 기반시설 구축 계획을 검토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국가의 용수·전력 공급 계획과 공사 일정을 어떻게 맞물리게 할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시점은 곧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반시설 구축이 다소 늦어져도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면 먼저 착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용수와 전력 공급이 늦더라도 파일링 등 건설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면 가장 빠른 속도로 먼저 들어가겠다”며 “이곳의 건설비용을 아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호남권 클러스터의 규모는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3분의 2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최 회장은 “부지가 더 있고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난다면 이쪽이 더 커질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공장(팹) 개수는 밝히지 않았다.
 
민형배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안정적으로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와 전력·용수뿐 아니라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호남권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주요 경영진이 10여 차례 광주 현장을 찾아 지자체와 부지 조성 및 기반시설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는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지난 7월 약 250만평 규모의 광주 군공항 부지를 클러스터 입지로 선정했다. 대부분 국유지인 데다 공항 특성상 이미 평탄화돼 있어 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향후 사업 속도는 군공항 기능 이전과 전력·용수 기반시설 구축에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8년 중반까지 군공항 기능을 다른 공항에 임시 배치하고, 이전 전이라도 활용 가능한 인근 부지부터 공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