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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정감사] 北 지뢰·국경선 대응 놓고 공방…'北동영' 발언에 고성도

  • 野 '불의의 사고' 규정 비판…정동영, 사과 요구·재발 방지 강조

  • 국경선 요새화에 정전체제 우려…대북 제재·'북향민' 호칭도 논쟁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이 매설한 비무장지대(DMZ) 지뢰에 대한 정부 대응과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른 국경선 요새화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는 북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추가 제재와 긴장 완화 등 대응 방향에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부르는 문제를 두고는 '북동영'이라는 날선 발언까지 나오며 설전이 오갔다.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지뢰 폭발을 '불의의 사고'로 표현한 데 동의하냐"고 물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지뢰를 우리 군 쪽에다 묻어 놓은 것이 어떻게 불의의 사고일 수가 있느냐"며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아직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의적인 공격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야당의 강경 대응 요구에는 "적대와 증오가 이렇게 만든 것"이라며 이를 해소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맞섰다.

우리 군이 북한군 매설 지뢰를 직접 제거하는 방침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박 의원이 지뢰 제거에 우리 장병을 투입하는 대응을 "머저리 같다"고 비판하자 정 장관은 "머저리 같은 내용이 아니라 할 일을 했다"며 "안전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지뢰 도발 등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확성기 방송 재개나 무력 시위가 지뢰 폭발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되겠느냐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 제재도 이날 국정감사장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 장관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사이버 제재와 지뢰 폭발 대응의 "연관성이 약하다"며 "지뢰 폭발 사고의 대응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북한의 사이버 해킹이 심각한 문제라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철책·방벽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국경선 요새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요새화 작업이 계속되면 북측의 2㎞ 완충지대는 사라지고 남측 완충지대만 남게 된다며 정전협정 체제가 무력화되는 데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정 장관은 정부가 북한의 철책 설치와 전술도로 건설, 지뢰 매설에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다면서도 유엔군사령부가 이를 방어적 목적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사가 이 사건 전에는 좀 안일한 태도를 가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사가 이번 지뢰 폭발은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며 정전체제가 무시되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유엔사와의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MDL 재확정 문제를 향후 북·미 대화 의제로 다룰 수 있다는 정 장관의 발언을 놓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정 장관은 이번 지뢰 폭발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에 대해 "미국 입장에서도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데 이것이 장애물이 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MDL 재확정을 위한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동훈 의원은 "MDL은 남한과 북한의 문제인데 대한민국 없이 북한과 미국이 정하면 되느냐"며 "MDL 말뚝의 기존 좌표가 있는데 그 경계를 대한민국을 빼고 북한과 미국이 조정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 장관은 "남·북·유엔사 3자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남북이 마주 앉아 좌표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우선 유엔사와 북한이 MDL을 표시하는 말뚝을 복원하고 확정한다면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을 규탄하는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는 방안을 제기했다. 정 장관은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정감사장에서는 '북향민' 호칭을 둘러싼 감정적 충돌도 빚어졌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의원은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모욕감을 느낀다며 정 장관이 사과하고 정정하지 않으면 "북한 대변인" 또는 "북동영 장관"이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이에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관을 북한 정권의 대변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송석준 외통위원장은 호칭 문제는 의사진행 발언이 아닌 질의 시간에 다뤄 달라며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