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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5.3% 쇼크…고금리에 취약가계 '이중 부담'

  • 여전채 금리 1년 새 1.8%p 상승…서민대출 금리 인상 압력

  • 카드론 대환대출 22.7% 증가…취약차주 상환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골목에 카드대출 홍보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채권시장발(發) 고금리가 국내 가계의 약한 고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다. 이미 고금리를 부담하는 취약 차주에게 금융사의 조달비용 상승분까지 전가되면 이자 부담과 연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장중 연 5.338%까지 올라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연 5.243%로 마감했지만 3분기에만 약 0.9%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조달금리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3년 만기 여전채 평균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4.680%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연 2.881%보다 약 1.8%포인트 높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신규 자금 조달과 만기 채권의 차환 비용이 커진다. 이는 카드사 수익성을 압박하고 신규 대출금리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취약 차주는 이미 높은 카드대출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집계한 결과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 8월 신규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10%였다. 전월 연 14.15%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두 달 연속 14%대를 유지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의 평균금리는 연 17.20%로 더 높았다.

카드론 금리는 차주의 신용도와 상품 구성 등에 따라 달라져 조달금리 상승분이 즉시 같은 폭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조달비용 부담이 누적돼 대출금리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상환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9개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 8월 말 1조695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2.7% 증가했다. 기존 카드론을 갚기 어려워 같은 카드사에서 새 대출을 받아 상환하는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같은 기간 6조7201억원에서 6조9994억원으로 4.2% 늘었다. 카드대금 상환을 미루거나 새 대출로 기존 빚을 갚는 규모가 커진 가운데 추가 금리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는 상황이다.

금리 충격은 취약 차주에게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계·기업의 은행대출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한 반면 가계 취약 차주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약 9개월 전후 반응이 가장 컸다.

올해 2분기 말 가계 취약 차주 연체율은 10.39%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98%)보다 10배를 웃돌았다. 이미 연체율이 높은 취약 차주에게 이자 부담이 더해지면 상환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는 금융사 건전성에도 부담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증가한 카드대출 가운데 신용평점 하위 20%인 저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카드사로서는 조달비용 상승과 취약 차주 연체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 연체율 상승과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 시장금리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