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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 시진핑 건강 이상설 재점화…美 방문 때 5시간 일정 비웠다

  • WSJ "백악관에 전용 휴게실 요구"…오찬 취소·일정도 축소

2박 3일 국빈 방미 마치고 귀국하는 시진핑 부부 사진연합AFP
2박 3일 국빈 방미 마치고 귀국하는 시진핑 부부 [사진=연합/AF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측이 백악관에 시 주석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고, 오찬을 취소하는 등 휴식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중국 측이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 웨스트윙 내부에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간에는 부인 펑리위안 여사만 함께 들어갈 수 있었으며, 백악관 인사는 물론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포함한 중국 대표단도 출입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정상회담 일정에서도 휴식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 약 한 달 전 사전 준비팀은 지난달 24일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업무 오찬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측이 휴식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짧은 방미 일정에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겼다고 WSJ은 전했다.

시 주석의 외부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다. 방미 첫날 저녁에는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았으며,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달 25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찾았을 때도 내부에 머문 시간은 약 10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시 주석의 조심스러운 움직임도 포착됐다. 전용기에서 내릴 때 한 손으로 펑 여사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난간을 짚었으며, 국립문서기록관리청 계단을 오를 때도 부인의 손을 잡은 채 이동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관련 장면을 황금 시간대 방송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WSJ은 이번 방미에서 나타난 일련의 조치가 시 주석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세 차례 국빈 방문을 주관했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은 외국 정상이 전용 휴게실을 요구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와일더 전 국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방문을 주관했을 때도 이 같은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양국 정상의 회담이 지난달 24일 정오 무렵 시작해 오후 이른 시간에 끝난 점도 이례적이라며 세계 양대 경제대국 정상 간 회담치고는 시간이 짧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WSJ은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참석한 만찬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에 제기된 의혹만으로 시 주석의 건강 상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뇌 기능 저하 등 인지적 이상 징후를 보인다는 근거는 없다고 보면서도, 건강 문제가 중국의 권력 승계 구도와 맞물릴 경우 정치적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가운데 후계자가 지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하면 중국의 향후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번 방미 일정에서 시 주석측에 취해진 이례적 조치들이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중국의 권력 승계 문제를 둘러싼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