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재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평화공존 더 절실"
유럽 출장 조기 귀국 후 긴급 간부회의…"조사 결과 따라 정부 조치 있을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해 남북이 만나 군사분계선(MDL)의 정확한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확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거기에 따른 정부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외교부도 우리 정부고 통일부도 우리 정부”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외교부가 북한에 사과를 요구한 것과 통일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불분명한 MDL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248㎞ 전선에 73년 전 박아놓았던 1292개의 말뚝이 오랜 세월 속에서 거의 다 사라졌다”며 “남과 북, 유엔사가 측정하는 선이 서로 다른 곳이 여러 곳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며 “이제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 적어도 군사분계선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확정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강대강으로 대치해서는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북을 적대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남과 북이 만나 우리 젊은이들이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며 남북 모두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주장에는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북아일랜드의 평화협정 사례를 언급하며 “평화는 친구나 동료와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적과 협상하는 것”이라며 “총을 든 사람들에게 총을 내려놓게 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평화공존이 더 절실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금강산 관광객이 오가고 개성공단에 매일 아침 출퇴근하던 시대에는 지뢰 폭발 사고 같은 일이 없었다”며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을 만들어낸 것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였고, 이재명 정부가 가야 할 길도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상 장병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29일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를 거쳐 독일 브레멘에서 열리는 독일 통일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당초 이달 5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군 당국이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북한이 이를 부인하자 일정을 단축해 1일 귀국했다. 정 장관은 이날 귀국 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사고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