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반복 담합 근절 입법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담합 억지력 강화 △담합 적발률 제고 △시정조치 실효성 제고 등 3개 분야 5개 입법 과제를 묶어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반복 담합이 민생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기업의 혁신 유인과 경제 성장동력까지 훼손할 수 있는 만큼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담합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다른 경제주체를 착취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중대한 불공정행위"라며 "국민 생활 밀접 분야에서 가격을 왜곡해 민생 부담을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기술 개발과 혁신, 신사업 개척 등 생산적 경쟁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 땀 흘리기보다 착취와 반칙의 기회만 엿보게 해 국민경제의 건강성과 성장동력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정은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영업정지·등록취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5년 이내에 두 차례 이상 담합한 사업자를 제재 대상으로 삼아 과징금 중심인 제재를 영업활동과 사업 자격에 대한 제한으로 확대한다. 공정위가 반복 담합 사업자를 적발해 관계 부처에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하면 해당 부처가 개별법에 따라 처분하는 방식이다.
대상은 안전·생명, 에너지·산업, 환경, 운송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7개 업종이다. 소방시설업과 전기공사업, 전력기술 관련 업종, 공간정보업 등 4개 업종에는 등록취소와 영업정지 근거를 마련한다. 석유 정제·판매업, 의약품 제조·수입업, 여객·화물운송업, 폐기물처리업, 고압가스제조업 등 13개 업종에는 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한다.
담합에 대한 처분시효도 연장한다.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사건의 처분시효는 담합 행위 종료일부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 조사 개시일부터 적용되는 5년 시효는 유지해 처분이 가능한 기간은 현행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확대된다.
교육 분야 입찰담합 감시도 강화한다. 교육청을 공정위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의 입찰정보 의무 제공기관으로 명시한다. 올해 4월부터 조달청 협조로 나라장터에 등록된 교육청 발주 입찰정보를 연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자료 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기 위한 가격재결정명령도 공정거래법에 명문화한다. 현재 공정위는 '그 밖에 필요한 시정조치' 조항을 근거로 가격재결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이를 법률에 명시해 담합 이전의 경쟁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결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도 손질한다. 핵심인 과징금·고발 감면 혜택은 유지하되 가격재결정명령을 비롯한 시정조치는 감면 대상에서 제외한다. 담합으로 훼손된 시장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는 가담자 모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당정은 이번 대책을 담은 공정거래법과 17개 개별법 개정안을 즉시 발의하고 신속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엄중한 법 집행뿐 아니라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며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5개 입법 과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 개선 방향이 신속한 입법으로 이어진다면 담합이 기업 존속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건강한 경쟁질서가 작동하는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