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정책실장 동시 공석 가능성…법무장관 인선도 원점
대법관 재제청 충돌도 장기화…귀국 후 쇄신 폭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순방 기간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인사 현안이 다시 국정 전면에 부상했다.청와대 핵심 참모진 개편과 내각 인선은 물론,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사법부와의 충돌도 맞물린 상황이다. 향후 인사 쇄신의 폭과 방향에 따라 순방 이후 국정 운영의 동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귀국 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의 수용 여부를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후속 내각 인선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도 최근 인사 논란과 관련해 “인사 행정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차제에 인사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가운데 지난 21일에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 실장까지 “종합적인 책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2기 개각을 둘러싼 인사검증 논란이 청와대 인사라인 전반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진 상태다.
청와대 핵심 참모진의 공백도 해소해야 한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지난 1일 물러난 데 이어 강 실장의 사의까지 수용되면 청와대 3실장 가운데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두 자리가 동시에 비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을 동시에 채우는 이른바 ‘원샷 인선’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한다. 비서실장 후임으로는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면서 당·정·청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 정책실장에는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함께 조정할 수 있는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정부의 인사 공백은 정책 집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사퇴로 법무부 장관 인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다음 달 2일 예정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법무부 장관뿐 아니라 공소청장과 중수청장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아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자칫 지휘부 공백 속에서 출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법관을 둘러싼 재제청 문제는 인사 공백을 넘어 대통령과 사법부의 권한 충돌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대해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두는 인식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 상태다.
여야까지 가세하면서 재제청 문제는 정치적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당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사법부의 정치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청와대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미제출 등을 문제 삼아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양측의 충돌은 정치권을 넘어 법적 분쟁으로도 번졌다.
결국 이 대통령의 귀국 후 인사는 단순한 빈자리 채우기를 넘어 국정 운영 체계를 다시 세우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선을 서두르면 부실 검증 논란이 반복될 수 있지만, 결정을 늦출 경우 청와대와 내각의 공백이 정책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선의 속도와 검증의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가 쇄신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인사 추천과 검증을 담당하는 실무라인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논란이 된 인사들도 정리해야 대통령이 약속한 인사시스템 재점검에 진정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인사 문제가 다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