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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년 넘은 지침인데"…공공 공모전 49% 저작권 등 지침 위반

  • 최근 3년간 무작위 점검 1267건 중 622건 '개선 안내' 조치

  • 이정문 의원 "200곳 넘게 '반복 위반'…사후관리 강화해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정문 의원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정문 의원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최근 3년간 공공부문 개최 창작공모전을 무작위로 점검한 결과 49%가 저작권 귀속 등과 관련해 창작물 공모전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무작위 점검 대상에 오른 기관 중 21%가 2회 이상 지침을 어기는 등 전반적인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이 창작공모전을 개최하면서 빈번하게 응모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공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저작권위원회가 무작위로 공공부문 창작공모전의 각 공모 요강을 점검한 결과 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점검이 이뤄진 1267건 중 622건(49.1%)에 대해 '개선 안내' 조치가 이뤄졌다. 위원회가 들여다본 창작공모전 중 절반이 지침을 위반한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위원회의 '창작물 공모전 지침'에 따르면 공모전에 출품된 응모작의 저작권은 응모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 또한 공모전 요강에 일방적으로 고지하는 것만으로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을 수 없다. 주최자가 입상작을 이용하려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허락을 받거나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지침에 명시됐다.

이와 같은 지침은 2014년 처음 마련됐다. 공모전 응모 만으로도 모든 저작권이 주최 측에 귀속되는 관행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2020년에는 저작재산권 귀속 주체와 권리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지침이 개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침 마련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상당수 공공부문 창작공모전이 △수상작 저작권 귀속 △수상작 2차적저작물작성권 △수상작이 아닌 응모작 활용 △저작인격권 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수년간 지침 위반 건수 뿐만 아니라 위반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침 위반에 따른 개선 안내 조치는 2021년 164건 중 18건(11%)에 불과했지만 2023년 555건 중 208건(37.4%), 지난해 510건 중 282건(55.3%)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점검이 이뤄진 329건 중 41.3%에 달하는 136건에서 지침 위반이 적발됐다.

문제는 지침 위반을 적발하더라도 처벌하거나 시정을 명령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1명의 상근 변호사가 공공부문 공모전 점검을 담당하는 등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그러다 보니 개선 안내 조치 이후 실제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지침을 반복해서 위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정문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점검 대상에 오른 기관 986곳 중 21.1%에 해당하는 208곳이 2회 이상 개선 안내를 받았다.

이 의원은 "반복해서 개선 안내를 받은 기관이 200곳을 넘는다. 단순 안내·교육 만으로 충분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부문 공모전의 저작권 지침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위원회가 점검·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공공기관부터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공정한 공모전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