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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받은 '고금리 청구서' 가계로…주담대·카드론 상승 압력

  • 5대 은행 주담대 상단 7.388%…8%대 진입 가능성

  • 카드사 전체 조달금리 1년 새 1.61%p 상승

  • 조달비용 시차 두고 반영…차주 이자 부담 커질 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은행채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의 차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고금리의 청구서는 가계에도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카드론 등 2금융권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회사의 조달비용 증가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서민·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5년 주기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90~7.388%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까지 이어지면 주담대 최고금리가 8%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금리 등을 주요 준거금리로 삼는다. 기준금리가 당장 움직이지 않더라도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특히 최근처럼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는 국면에서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상승은 차주의 월 상환 부담으로 직결된다. 5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린 차주가 연 5% 금리를 적용받으면 원리금균등상환 기준 월 상환액은 약 268만원이다. 금리가 6%로 1%포인트 오르면 월 상환액은 약 300만원으로 32만원가량 늘어난다. 연간으로는 약 38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기존 대출금리가 당장 오르지 않더라도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차환 과정에서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저금리 시기에 조달한 자금이 고금리 자금으로 교체되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신규 대출금리의 상승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보다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 8월 전체 조달금리는 평균 4.42%로 1년 전 2.81%보다 1.6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고신용 차주에게서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1.84%로 1년 전보다 0.92%포인트 올랐다. 아직 조달비용 상승분이 전체 카드론 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높은 조달금리가 이어지면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채Ⅱ 무보증 AA+ 3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586%로 1년 전보다 1.857%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들이 새로 발행하는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기존 저금리 채권의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전체 조달비용도 점차 높아지는 구조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의 조달비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카드론 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의 조달금리 변동은 통상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높은 여전채 금리가 이어지면 연말 카드론 금리의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조달비용 증가분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주담대 차주뿐 아니라 카드론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