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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은행채 6조 내년 만기…은행권 '저금리 청구서' 온다

  • 4%로 전액 차환 땐 연간 이자비용 835억원 증가

  • 시장금리 상승에 저금리 조달자금 교체 부담 본격화

사진챗GPT
[사진=챗GPT]

5대 은행이 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2%대 은행채 6조원어치가 내년 만기를 맞는다. 이를 최근 시장금리 수준인 연 4%로 전액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이 835억원 늘어난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저금리 조달자금을 고금리 자금으로 교체해야 하는 ‘차환의 시간’에 들어섰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채권정보를 본지가 집계한 결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발행한 2%대 고정금리 선순위 은행채 가운데 2027년 만기 물량은 최소 6조500억원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조26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NH농협은행 1조4300억원, 우리은행 1조3300억원, KB국민은행 6000억원, 신한은행 4300억원 순이다.

해당 채권의 가중평균 표면금리는 약 2.62%다. 최근 한 달간 금융채Ⅰ(은행채) 무보증 AAA 2년물의 5개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가 약 4.06%였던 점을 고려해 차환금리를 연 4%로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약 1585억원에서 2420억원으로 늘어난다. 은행권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부담해야 할 비용이 835억원 증가하는 셈이다.

은행별 만기 물량에 전체 평균금리인 2.62%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추가 비용은 하나은행이 약 312억원으로 가장 많다. NH농협은행은 약 197억원, 우리은행은 약 184억원, KB국민은행은 약 83억원, 신한은행은 약 59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은행별 채권의 실제 표면금리가 다른 만큼 개별 은행의 추가 비용은 이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 인하 기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맞물리며 은행채 금리가 2%대까지 낮아졌다. 은행들은 이 시기에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채권금리가 반등하면서 조달 여건이 달라졌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장기화할수록 저금리 채권의 만기가 은행권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기존 채권을 상환한 뒤 같은 규모의 채권을 새로 발행하면 발행 시점의 높은 시장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줄이고 예금 등 다른 수단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수신금리까지 함께 오르면 조달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은행들이 만기 물량 전부를 같은 규모의 은행채로 차환하지 않을 수 있고 실제 발행금리도 만기 시점의 시장 상황과 채권별 만기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채권의 표면금리와 현재 시장의 민평금리를 비교한 만큼 실제 조달비용 증가액과도 차이가 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와 성장률, 미국 금리와 채권시장 흐름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