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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나고야 AG] 텅빈 관중석에 애국가 사고까지…아시안게임 '삐걱'

  • 증축한 3만석 못 채운 개회식…북한 등 일부 선수단 도중 퇴장

  • 선수촌 없이 컨테이너·크루즈 수용…배정 혼선에 바닥 취침까지

  •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하루 뒤엔 국가 연주 생략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진행된 개회식 도중 일부 선수단이 자리를 떠 선수단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진행된 개회식 도중 일부 선수단이 자리를 떠 선수단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을 둘러싼 우려가 개막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막 전부터 불거진 선수단 숙소 파행과 국가 연주 사고로 잡음을 낳은 데 이어 개회식에서는 관중석 곳곳이 빈 채로 남았다.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지난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을 기점으로 막을 올렸다. 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58년 도쿄,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매진 원 아시아(Imagine One Asia·하나의 아시아를 상상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대회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난민팀(4명)을 포함해 1만여명이 참가했다. 다음 달 4일까지 43개 종목 71개 세부 종목에 걸린 금메달 469개를 놓고 겨룬다.

3회 연속 종합 3위 수성을 노리는 한국은 41개 종목에 105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개회식은 일본의 역사와 전통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무대가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하지만 관중석 분위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경기장을 기존 2만7000석에서 3만석 규모로 증축했으나 개회식 내내 곳곳에 빈자리가 남았다.

일본 현지 매체들도 대회 조직위원회의 개회식 '매진' 설명과 실제 객석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흥행 우려는 개막 전부터 제기돼 왔다. 대회 입장권 판매는 지난 7일 기준 41개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이 판매율 60%를 밑돌았다.

개회식 도중 어수선한 장면도 나왔다. 나고야성 모형을 앞세워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소개하는 공연이 진행되던 오후 7시 25분쯤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 선수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성화 봉송과 점화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단체로 자리를 떠난 뒤 돌아오지 않은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개막 전부터 불거진 운영 미숙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조직위는 비용 절감을 앞세워 정식 선수촌을 짓는 대신 기존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 등에 선수단을 분산 수용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11일 일본 나고야항 인근에 만들어진 컨테이너형 목조 조립식 숙소 단지에서 이란 선수단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11일 일본 나고야항 인근에 만들어진 컨테이너형 목조 조립식 숙소 단지에서 이란 선수단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당초 1만5000명 수준으로 잡았던 참가 인원이 선수, 관계자를 합쳐 1만7000여명으로 늘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물이 새거나 방이 비좁다는 고충이 잇따랐고 배정 과정에도 혼선이 빚어져 입국 뒤 10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입촌한 선수단이 나왔다. 숙박 명단에서 이름이 빠져 바닥에서 잠을 청한 선수들도 속출했다.

역사 인식을 둘러싼 잡음도 있었다. 지난 15일 선수촌으로 쓰이는 크루즈선 접안 기념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무장대가 등장했다. 아시아의 화합을 내건 대회에서 각국 선수단을 맞는 행사에 도요토미가 등장하자 대한체육회는 조직위에 공식 항의했다. 조직위는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기 전 진행되는 국가 연주 과정에서도 연달아 실수가 나오면서 대회 운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개회식 하루 전인 18일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하키 A조 조별리그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울려 퍼졌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있던 한국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음원이 나오자 손을 내린 뒤 관계자에게 잘못된 점을 알렸다. 뒤늦게 실수를 인지한 조직위는 음원을 껐고 방글라데시 국가가 먼저 나온 뒤 경기 시작 직전에야 애국가가 재생됐다.

체육회는 이상현 선수단장 명의의 항의 서한을 보내 사고 경위 해명과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조직위 관계자 2명은 같은 날 오후 8시 한국 선수단 사무실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유승민 체육회장은 "국가의 상징인 애국가가 잘못 연주되는 일은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위의 실수는 다음 날에도 반복됐다. 19일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홍콩의 경기에서는 양 팀의 국가 연주가 아예 생략된 채 경기가 시작됐다.

또한 경기 중 전광판에는 실제 경기 내용과 많이 다른 점수가 반복해서 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