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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10弗 육박…해운·철강·이차전지 줄줄이 '원가 비상'

  • 중동 긴장 고조에 유가 다시 '들썩'

  • 산업계 전반 비용 상승 압력 확대

  • 업황 부진 속 가격 전가도 '난항'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를 비롯한 주요 유종이 약 4개월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연료비는 물론 원재료·에너지·물류비가 연쇄적으로 오르며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이번 주 들어 상승 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4.43% 뛴 배럴당 109.75달러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기준인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3.36% 급등한 배럴당 101.21달러에 마감됐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이란과 미국의 충돌이 거세지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 선박 7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전날 12척보다 줄었으며 최근 10일간 평균인 14척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등이 공격받으면서 중동의 원유 생산과 수송망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국제 유가 상승세에 국내 산업계의 원가 부담도 다시 커졌다. 원유를 직접 사용하는 기업뿐 아니라 에너지와 운송 비중이 높은 제조업까지 사정권에 놓였다. 원유 가격 상승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원료 가격을 끌어올리고 다시 물류·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면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상승 압력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유가 상승이 선박 연료인 벙커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선사들의 운항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이 커지며 우회 운항과 보험료 상승 등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철강업계도 고유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요 원료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해상운송비 증가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전력과 연료 등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면 생산원가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차전지 업계 역시 원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분리막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일부 소재는 석유화학 원료 가격과 연결돼 있어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유가 상승세 지속성 등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의 가격 상승은 기업들이 재고 활용이나 판매가격 조정 등을 통해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배럴당 100달러 넘는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단기간 오르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기업들에는 더 큰 부담"이라며 "최근 업황 자체가 녹록지 않아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도 어려워 기업들의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