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유조선 5척 파괴…이란은 미군기지·함정 보복 공격
후티, 사우디 아람코 시설 타격…사우디도 예멘 내 후티 거점 공습
BofA "에너지 인프라 훼손 땐 최고 150달러까지도 가능"
8일(현지시간) 미 CBS뉴스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중동 지역의 해상 운송 차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말과 2027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를 각각 배럴당 5달러씩 상향했다.
골드만삭스의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말 브렌트유 배럴당 85달러, WTI 80달러다. 다만 걸프 지역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보다 하루 400만배럴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유 공급 차질을 초래하는 충돌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요 에너지 인프라까지 훼손되는 광범위한 충돌로 번질 경우에는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역시 미국과 이란의 충돌, 사우디와 후티의 대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시에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5∼10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이미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92달러(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9.46달러까지 올라 7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도 전장보다 1.55달러(1.69%) 오른 배럴당 93.03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의 주요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보복전 격화다. 미군은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미군 함정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과 자스크 인근도 공습했다.
이에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알아즈라크의 미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군도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20발이 날아왔다고 확인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미군 구축함 DDG-119와 DDG-53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선박 2척과 유조선 8척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이 지정한 통행 금지·위험 구역을 통과하려던 선박 10척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경제 제재도 강화하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8일 이란 민간 항공사 27곳을 포함해 개인과 업체, 기관 등 36개 대상을 추가 제재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에서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카미스 무샤이트와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사우디 남부 지역을 공격했다. 공격 대상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전력 시설과 공군기지도 포함됐다.
사우디는 곧바로 예멘 내 후티 거점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충돌에 이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긴장이 높아지면서 중동 원유 공급망 전반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석유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해상 운송 차질이 더 장기화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