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수출 1.3% 증가
총저축률 45.6% '역대 최고'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했고 물가 등을 반영한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6.4% 급증하며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잠정치)이 0.6%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역성장(-0.2%)한 이후 2분기 0.6%, 3분기 1.4% 등으로 개선되다가 4분기 -0.1%로 다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1.8%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에는 수출과 민간소비가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수입은 자동차,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면서 0.7%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면서 0.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늘면서 0.2%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 등이 증가하면서 3.4% 늘었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증가하면서 0.4%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건설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은 각각 0.1%포인트 상향 조정됐고, 정부 소비는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성장률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 증가 폭이 더 컸다. 민간소비(+0.2%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0.2%포인트) 등 내수는 0.3%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부 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은 기여도가 모두 0.0%포인트로 집계됐다.
2분기 명목 GDP는 전 분기보다 9.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4% 늘어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8.8%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7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줄었지만 명목 GDP가 9.2% 성장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질 GNI는 전 분기보다 3.1% 증가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1조6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무역이익이 38조7000억원에서 58조5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총저축률은 45.6%로 전 분기보다 3.9%포인트 상승해 1970년 통계 공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가 그만큼 늘지 않아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소득 증가가 가계 소득으로 이어지고 남아 있는 저축을 통해 소비가 늘어나면 수요 측 물가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총영업잉여 증가는 성과급, 배당금 등 가계소득 증가로 나타나고 법인세, 근로소득세, 배당소득세 등 정부소득도 증가하며 시차를 두고 내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 현금 배당에 따른 배당금과 배당소득세 등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 소득의 정부·가계로의 분배가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국민소득 4만달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연간으로 명목 GNI 증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환율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GNI는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