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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딜레마…한·프 정상회담서 '절충안' 찾나

  • 美 "韓 자원 투입 기다려"…기여 수위 고심

  • 한프 회담서도 원론적 역할·조건 논의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선박들이 위치해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선박들이 위치해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8일 열리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이 어느 수준까지 논의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단독 오찬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은 안보와 경제, 첨단기술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가 공식 의제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프랑스가 호르무즈 자유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나선 국가이고 지난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다”며 “이번 회담에서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관련 내용이 의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가 급부상하면서 미국과 이란 측의 압박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익명의 이란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는 최근 친이란 성향 매체 알마야딘을 통해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이자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 직접 충돌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딜레마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특정 자산의 파견을 확정하기보다 한국이 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임무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과 투입 조건 등을 향후 폭넓게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와 영국은 지난 4월 51개국이 참여한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독립적이고 엄격히 방어적인 다국적 군사임무’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프랑스가 주도한 다국적 임무에는 이미 원칙적인 지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미국은 물론 프랑스 등과 세부적 논의를 통한 전략적 소통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미국은 현재 한국의 역내 자원 투입을 요구하는 반면 프랑스는 교전이 진정된 뒤 방어적 임무를 시작한다는 입장인 만큼, 한·프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거론되더라도 당장의 파병 결정이 아니라 이후 한국이 맡을 수 있는 역할과 참여 조건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전력을 보내기보다는 조건부·단계적 기여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최근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하고 이란 혁명수비대도 유조선과 미군 함정을 겨냥했다고 주장하는 등 해상 충돌이 재개된 점에서 파견 결정이 논의되기 쉬운 상황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통상 압박 완화나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현안에서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까지 고려해 파병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프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공식 의제로 깊이 있게 논의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국익 차원의 관점에서는 향후 프랑스와 원론적 수준에서 여러 군사적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