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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弗 재진입] 두 달 새 58% 출렁...산업계 주판알 닳을 판

  • 두바이유 100달러 돌파...한국 산업계에 치명타

  • 이란 유조선 공격에 원유 수출 어려워진 탓

  • 석화·항공·식품·여행 업계 역성장 현실화

  • 주요 대기업도 사업 전략 수정 불가피

호르무즈 해협 사진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상호 유조선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상반기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하반기 고유가·저환율로 바뀌는 등 잦은 거시 환경 변화에 기업들도 피로감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91달러에 거래되며 배럴당 64.5달러까지 떨어졌던 두 달 전 대비 58%가량 급등했다.

브렌트유(96.28달러)와 텍사스유(91.48달러)도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14.9%, 13.8%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 등이 생산한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실어 나르는 '깜깜이 운항(Dark transit)' 유조선이 이란의 잇단 공격으로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깜깜이 운항이란 외부 추적을 피하고자 충돌 위험 등을 감수하고 선박 위치 추적 장치인 자동식별장치(AIS)를 의도적으로 끄고 항해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란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올 상반기처럼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는 고유가 국면이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호르무즈 연안 수비력이나 분쟁 억제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에서 이란이 결사 항전을 선포한 만큼 당분간 유가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스탠스에 모든 것이 달려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상반기 고유가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석유화학·항공·식품·여행 업계는 다시 긴장 국면이다. 상반기와 달리 원화 강세 호재가 있지만 실적 개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주요 대기업들도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하반기 경영 계획을 급히 수정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원가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 시나리오별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등 고유가에 따른 2차 충격을 완화하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 MX(모바일) 사업부를 꼽을 수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 중이지만 점유율 유지를 위해 손실을 감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고유가로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급등할 경우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저가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고유가 국면이 다시 올 경우 국내 기업들은 비상대응 체제를 다시 가동하고 하반기에 집행하기로 한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집행 시기를 연기하며 현금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벌써 그룹 컨트롤 타워 차원에서 유가, 물류비, 환율 추이에 맞춘 단계별 비상 경영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