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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김정은과 '평양 회담' 추진 가능성"

  • "싱가포르·DMZ 이어 남은 건 평양…논의 진행 중일 가능성"

  • "美가 北서 얻을 것 회의적…김정은, 회담 셈법 끝냈을 것"

  • "한미일 방위협력 강화 뒤 김정은과 대화해야 더 유리한 위치에 설 것"

2018년 5월 트럼프 1기 내각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을 바라보고 있는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연합뉴스
2018년 5월 트럼프 1기 내각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을 바라보고 있는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양 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고, 2019년 비무장지대(DMZ) 회동에선 북한 땅에 들어간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으니, 남은 단계는 하나뿐이다. 바로 트럼프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왜 (북미) 회담을 원하는가. 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 싶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국내 정치보다 외교 현안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싱가포르에서도 김정은에게 '나와 함께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 타는 게 어떠냐. 그리고 우리가 평양에 들르는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며 "평양 방문의 목적은 홍보 효과다. 정말로 그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했던 점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그(김 위원장)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게 뭐라도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라면서도 "북한은 그 회담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지 매우 치밀하게 계산해 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논의가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난 트럼프가 어느 날 불쑥 이 생각(북미 정상회담)을 떠올렸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논의가 지금 진행 중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는 회담은 상황을 오히려 후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외교 문제 접근법 우려

아울러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문제를 정상 간 개인적 관계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5년 반 동안 국제 관계를 정상 간 개인적 관계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그에게는 국무부도, 국방부도, 재무부도, 그 밖의 누구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두 친구'가 서로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난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트럼프에게 북한 문제를 조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북한 문제에 대해 그에게 조언하는 사람이 있기나 한지도 확신이 안 선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역할이 약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의 충분한 조언 없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근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 축소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그래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에 따르는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가 (한미) 연례 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를 단축한 게 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문제를 제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는 그냥 취소하겠다"고 즉흥적으로 답해 배석한 참모들을 놀라게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도 경고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면서 실전 경험과 드론전 능력을 축적한 만큼 이를 토대로 제한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 미국의 개입 의지를 시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전면 침공하거나 봉쇄하는 대신 "진먼다오(금문도)를 점령하거나 남중국해의 대만 관할 섬들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의지를 시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반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북방한계선을 생각해보면, (북한이) 그 선 너머의 섬 몇 개를 그냥 점령하는 식의 행동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종의 시험 사례를 만들어 트럼프의 결의가 어떤지 확인해볼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추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와의 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할지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납북자 문제가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것이 북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누군가 그 문제에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면, 나는 이 대통령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치의 맥락에서 봐도 그것은 이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한국·일본과 생산을 분담해 무기 재고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한·미·일) 3국 방위 협력을 진전시킨 뒤 김정은과 대화한다면 우리 모두 더 강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