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에 실무형 관료 전진 배치…민생 성과 '속도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성과 정책 실행력을 앞세운 실무형 인사다. 경제와 부동산 등 민생과 직결되는 분야에는 관료 출신을 전진 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 경제사령탑으로 지명된 이형일 후보자는 경제정책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최근 중동발 고유가에 대응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며 정책 실행 역량을 입증했다. 잠재성장률 3%, 세계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목표로 한 ‘3·4·5 대도약’을 현실로 옮겨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지선 후보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과 국토부 2차관 등을 거친 현장형 관료다. 지난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국민이 원하는 지역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 임무를 맡는다. 부동산 문제가 최근 대통령 국정 운영의 주요 부담으로 떠오른 만큼 홍 후보자의 정책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변호사 출신 재선 의원인 이소영 후보자는 정부가 국가창업시대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회복을 지원하면서 창업·벤처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정치인 전진 배치해 추진력 확보…범여권 발탁해 '통합' 방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명된 장관 후보자 중 절반이 현역 의원으로 채워진 셈이다. 관료를 통한 정책 안정성과 정치인을 통한 국정과제 추진력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아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를 주도해 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수사 지연과 피해자 권리 침해 등 제도 전환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최소화해야 한다.
강신철 후보자는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핵심 보직에 중용된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등 굵직한 국방 현안을 풀어야 한다.
범여권 통합도 이번 개각의 핵심 코드로 꼽힌다. 민주당 소속인 김승원·이소영 후보자에 더해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내각에 발탁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야당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이라면 최대한 모시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는 임명되면 첫 '1990년대생 장관'이 된다.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에 목소리를 내온 만큼 세대·성별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평등 정책을 마련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지지율 하락세 속 분위기 전환…개각 성패는 성과에 달릴 듯
개각 시점도 주목된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취임 후 가장 낮은 42%까지 떨어졌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27%로 가장 많이 꼽혔고 검찰 권한 축소와 경제·민생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정책을 재정비해 민심을 다잡고 국정동력을 회복하려는 쇄신의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개각의 성패는 인사 자체보다 성과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실무형 관료와 정치인, 범여권 인사를 함께 배치한 인사 실험이 경제·민생·부동산 분야에서 체감 성과로 이어지면 집권 2년 차 국정동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정책 성과가 지연되거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커지면 개각의 쇄신 효과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전 사회적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인사"라며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