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와대 요구에 후속 대응 집중…"다음 주 알리겠다"
후보추천위 재구성 결정 시 최종 임명·갈등 장기화 불가피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 거론…김승원 "당연히 사유 된다"
법사위 현안 질의 불출석…"삼권 분립·사법부 독립에 반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로부터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에 대해 이번 주 내놓을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서면 제청이 다뤄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도 불출석하기로 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가 전달되자 주말 내내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 후속 대응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청와대는 지난 28일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채 반려하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같은 날 퇴근길에서 취재진을 만나 관련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고 다음 주 중에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재구성 여부를 포함한 사법부의 최종 입장이 이번 주 내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법조계의 이목은 조 대법원장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에 쏠리고 있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 1월 손 부장판사를 포함해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조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 후보군 중 1명을 골라 다시 제청할 경우 청와대와의 갈등은 비교적 빠르게 봉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추천위를 아예 새로 꾸려 처음부터 인선 절차를 다시 밟는 방안을 선택하면 대법관 임명 절차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을 당시 대법원이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인선을 재진행한 전례가 있으나,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무려 3개월이 허비됐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자 재제청 대신 추천위 재구성을 선언할 경우 정부·여당과의 마찰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여권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탄핵 사유가 된다"라며 탄핵론에 불을 지폈다.
조 대법원장은 31일 예정된 법사위 현안 질의에 불출석한다. 법사위는 지난 21일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문제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등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28일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해 불출석을 통지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 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