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금 한도 7000만→9000만원 확대
사업자에게도 신축 비아파트 LTV 최대 60%
시세·환금성 불안 여전…"금융지원만으론 한계"
정부가 침체한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청년이 빌라·오피스텔 등을 생애 최초로 구입할 때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정책대출을 새로 내놓는다.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는 시세가 불투명하고 거래도 뜸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늘려 수요를 끌어올리면 집값이 떨어질 때 고LTV로 집을 산 청년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가운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청년이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살 때 이용할 수 있다.
생애최초 LTV 우대는 수도권·규제지역에서 70%, 그 외 지역에서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연간 3조원씩 2년간 최대 6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지난해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은 1만4000가구로 최근 10년 평균 5만6000가구 대비 25%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세대·다가구 건설자금 대출한도는 가구당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고 금리는 연 3.5%에서 3.2%로 낮춘다. 다가구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층수도 기존 3개 층에서 4개 층까지 늘린다.
신축 일반주택을 매입하는 사업자에게도 대출규제를 완화한다. 일반 사업자는 규제지역에서 LTV 30%, 비규제지역에서는 60%까지 적용받는다. 등록 임대사업자는 지역과 관계없이 60%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공급자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청년의 구매 여력을 키워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거래가 적어 적정 시세를 판단하기 어렵고 시장이 침체하면 매각도 쉽지 않다. 불법건축이나 하자에 대한 불신도 남아 있다.
수도권에서 4억원짜리 주택을 LTV 70%로 구입하면 대출금은 2억8000만원, 자기자본은 1억2000만원이다. 대출 원금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집값이 20% 떨어지면 주택가격에서 대출금을 뺀 자산가치는 4000만원으로 줄어든다. 30% 하락하면 초기 자기자본이 사실상 사라진다.
금융당국도 청년이 비아파트를 매입한 뒤 가격이 떨어져 아파트 등으로 주거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에게 선택지를 추가하는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건설자금 지원이 늘어도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착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준공 뒤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사업자는 대출 조건이 좋아져도 사업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
건축규제를 풀어 같은 부지에 더 많은 주택을 지으면 주차 공간과 일조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 공급량 확대와 함께 가격 투명성과 주거 품질을 높일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아파트는 공급을 늘려도 분양받을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착공에 나서기 어렵다”며 “1가구 1주택 중심의 규제와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건설자금 지원만으로 공급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