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일주일 후 합의 가능"…탄천물재생센터·청년주택단지 제안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상향 기대…"2023년까지 순증 물량 8.7만→13만가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을 놓고 엿새 만에 다시 만났지만 용산공원 활용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에 최대 1만3000가구의 청년주택과 첨단산업시설을 짓는 추가 공급안을 공식 제안했고, 국토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새로운 협의 의제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26일 김 장관과 면담한 직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탄천물재생센터와 인근 부지를 활용한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공급계획이 철회되고 동남권 청년단지가 채택돼 논의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구상은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를 연계해 청년 주거와 첨단산업 기능을 복합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피지컬AI 등 미래 산업을 유치해 주거와 일자리를 한곳에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약 39만3000㎡로 정부가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해온 용산어린이정원 약 30만㎡보다 9만㎡가량 넓다. 서울시는 전체 부지 중 절반가량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면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서울시가 용산공원 대체지로 거론했던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한국은행 후암생활관 등은 개별 부지가 작아 대규모 공급에는 한계가 있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단일 부지에서 1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효과가 크다.
입지 여건도 강점으로 꼽힌다. 양재천과 삼성서울병원이 인접해 있고 학여울역과 대청역, 수서역 등이 가깝다. 서울시는 주택뿐 아니라 산업·업무시설을 함께 조성해 청년층의 직주근접형 단지로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 부지를 포함한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마쳤고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적격성 조사는 올해 말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사업 재원은 인근 시유지를 활용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 부지 가치가 각각 약 3조3000억원, 2조3000억원으로 총 5조5000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약 5000억원을 마중물로 투입해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탄천물재생센터 이전과 도시계획, 주택 건설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관련 절차를 병행하면 실질적으로 7~8년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서울시 제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오 시장이 탄천물재생센터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토부에는 현재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며 “자료를 받아 분석한 뒤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토부는 공원 내 훼손지 등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는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은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등 도심 공급 확대 방안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일주일 뒤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탄천물재생센터 일대 개발안이 용산공원 논의와 별도로 서울에 1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카드로 구체화될지가 향후 협의의 주요 쟁점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