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사의·중기부 공석…9월 우선 인선 가능성
교육·문화·기후 교체 수요…국감 전후 2차 개편
이 대통령은 9월 법무부와 중기부 등 인사가 시급한 부처를 우선 정비하고, 10월 국감 전후 국정과제 추진 성과와 정치인 출신 장관의 당 복귀 수요를 반영해 추가 개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19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확정된 개각 일정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가 정 장관의 사직서 제출 사실을 공개하면서 ‘후속 인사’를 직접 언급한 것은 후임자 물색이 불가피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정 장관이 건강상 이유로 면직을 요청했다며 “후속 인사 등의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지난달 사의설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면직 요청을 공식 확인하고 후속 인사까지 거론한 것이다.
법무부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정 장관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등 주요 입법이 마무리된 만큼 자신의 역할도 사실상 끝났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장관 인선도 더 미루기 어려운 과제다. 한성숙 전 중기부 장관이 지난 7월 국무총리로 이동한 뒤 한 달 넘게 장관 자리가 비어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벤처·창업 정책을 책임지는 부처를 장기간 직무대행 체제로 두는 것은 민생과 경제를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겠다는 청와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법무부와 중기부 후보자를 먼저 지명하는 1차 개각은 9월 중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 기본적으로 20일가량이 필요하고,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재송부 요청 기간까지 추가된다.
후보자 사전 검증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하면 9월 중순 이후 후보자를 지명할 경우, 취임 시점은 10월로 넘어갈 수 있다.
이후 개각은 교육과 문화, 기후·에너지 등 국정 2년 차 핵심 과제를 담당하는 부처가 중심이 될 수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교육개혁과 K콘텐츠 산업 육성 등에서 새로운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전부터 교체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현역 의원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거취도 변수다. 기후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산업 탈탄소 전환 등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담당한다. 정책 연속성을 고려하면 유임 필요성이 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만큼 정치인 출신 장관을 당으로 돌려보내 당정 역할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교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다른 의원 겸직 장관들도 잠재적인 인사 수요로 거론된다. 다만 국토부는 주택 신속공급 대책을 막 발표하고 실행에 들어간 만큼 단기간에 수장을 교체하면 정책 책임성과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쇄신보다 정책 집행을 우선한다면 국토부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등도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미 관계와 북·미 대화 가능성, 연금·의료개혁처럼 부처별 현안이 산적해 있어 실제 개각 범위는 후보자 확보와 업무 연속성을 함께 따져 결정될 전망이다.
10월 국정감사는 순차 개각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새 장관이 업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감장에 서면 야당의 집중 공세에 취약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장관에게 자신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국감을 치르게 한 뒤 교체하면 책임성과 국정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11월부터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하는 만큼 2차 개각 시점이 늦어지면 연말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개각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후보자 검증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진 보강은 내각 개편과 별도 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장관은 국무총리의 제청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청와대 수석은 대통령이 곧바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정우 전 수석의 6월 재보궐 선거 출마로 지난 4월부터 비어 있는 AI미래기획수석은 가장 시급하게 채워야 할 자리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을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새로운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청와대의 ‘AI 컨트롤타워’가 장기간 공석인 것은 국정 메시지와도 맞지 않는다.
청와대는 한때 거론됐던 후보 대신 AI수석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도 함께 공석인 만큼 산업계와 학계의 전문성을 갖추면서 정부 부처와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개각의 성패는 교체 숫자보다 후임자의 면면과 정책 실행 속도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