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대응 추가 대책 발표
모의거래 의무화·과다호가부담금 검토
31일부터 예탁금 3000만원 적용
정부가 최근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한다. 개인별 투자한도를 설정해 특정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고, 과도한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거래비용 부과와 모의거래 의무화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등이 참석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를 열고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증시 하락에 대해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경쟁 심화 및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유입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그간 급등에 따른 조정과 투자심리 위축,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하락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훼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된 데다 경상수지 흑자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당분간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쏠림이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판단 아래 추가 보완대책을 즉시 추진한다.
우선 개인별 투자한도를 설정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규모를 관리한다. 개인의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해당 상품 투자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예시로 제시됐다. 과도한 거래 행태를 억제하기 위해 선물시장에 적용 중인 과다호가부담금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한다. 기존 사전교육에 모의거래를 추가하고,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제도 등을 참고해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조정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조치는 예정대로 시행된다. 오는 31일부터는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시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적용하며, 신규 투자자뿐 아니라 기존 투자자의 추가 매수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투자자 심화교육은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되고, 증권사와 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매매 단위는 오는 11월부터 1좌에서 잠정 20좌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등 자본시장 구조 개혁 과제도 신속히 추진하여 근본적인 시장 안정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중국발 메모리 경쟁 심화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지난 28일 10.84% 하락한 데 이어 29일에도 5.98% 내렸다. 6월 말과 비교한 28일 기준 코스피 하락률은 28.9%로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국 증시보다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