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60.5조…상반기 매출 사상 첫 '100조' 돌파
HBM·eSSD 수요 폭발…빅테크와 장기계약 결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과 고성능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한 분기 만에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76%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입증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318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7% 늘었다.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과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대폭 경신한 수치다.
높은 매출 만큼 수익성도 크게 개선 됐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 76%으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의 2분기 영업이익률 60%대를 크게 웃돌았다.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축 중 하나인 TSMC마저 제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압도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해냈다는 평가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견인했다. AI가 단순 학습을 넘어 수행형 '에이전트'로 본격 개화함에 따라 AI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견고한 협력 관계 역시 실적 호조의 강력한 버팀목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 개 기업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다. 추가적인 주요 고객들과도 협상을 이어가며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술 리더십 측면에서는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한 6세대 HBM(HBM4)은 올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상반기 샘플 공급을 마친 7세대 HBM(HBM4E)은 기술 성숙도와 양산 안정성을 갖춘 최적 공정을 적용해 차세대 기술 격차를 넓힌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세도 매섭다. D램은 2분기 들어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SOCAMM2'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제품 공급이 본격화됐다. 낸드는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321단 제품이 이미 전체 생산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재무 건전성도 강화됐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33조6000억 원 늘어난 88조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18조6000억원으로 줄어 순현금 규모가 69조4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수요가 공급 능력을 넘어서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생산 역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청주 M15X는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로서 본격 양산 시점을 당긴다.
2027년 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 오픈에 맞춰 생산능력을 신속히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등 중장기 투자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생산능력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