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노트북 등 전자 흔적 끊어…美·이스라엘, 휴민트 추적으로 선회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모즈타바의 행방 추적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다.
모즈타바는 전쟁 발발 첫날인 지난 2월 28일 부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숨진 뒤 3월 8일 최고지도자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육성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부친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모즈타바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휴대전화나 노트북PC 등 전자기기를 사용한 흔적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모즈타바가 2월 28일 공습으로 얼굴을 크게 다친 뒤 지하 벙커에 숨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첩보위성에 포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추정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그를 직접 만났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실제 대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이스라엘군 8200부대는 과거 테헤란 시내 폐쇄회로(CC)TV를 해킹해 알리 하메네이의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모즈타바가 전자기기 사용을 끊으면서 이번에는 사이버 감시만으로 소재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CIA와 모사드는 도청이나 감시 기술보다 휴민트(HUMINT·인적 정보망)에 의존하고 있다. 추적은 모즈타바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테헤란 지하 터널과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 인근 군사 벙커 등 유력 은신처를 좁히는 데 집중되고 있다.
모사드 전 부서장 라미 이그라는 더타임스에 "모즈타바가 전화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살아 있다면 작은 종잇조각과 같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것"이라며 "이를 전달하는 여러 단계의 전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의 전령이 CIA의 추적 단서가 됐던 것처럼 모사드도 모즈타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인물들을 식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그라는 "모즈타바 측근들에 대한 이란 내부의 검증이 매우 엄격하다"며 "이슬람혁명수비대 안에서도 그와 연락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두세 명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어 추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대역을 활용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모사드 중령 출신 아브너 아브라함은 "모즈타바의 식사를 준비하는 인력조차 음식이 실제 최고지도자에게 전달되는지 알지 못할 수 있다"며 "그들이 최고지도자를 수발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대역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육성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위치 노출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브라함은 음성파일에서 녹음기 종류나 녹음 장소 등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모즈타바의 소재를 파악하더라도 제거 여부를 놓고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전직 미국 고위 정보 당국자는 "이란을 민주적 미래로 이끌 지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없다면 현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이 과연 실익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