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관장 9440억원 확정…'AI 프리미엄' 반영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AI 열풍으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급등했지만, 이 같은 상승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CNN은 이를 "AI 붐이 만들어낸 막대한 부가 '세기의 이혼'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24일(현지시간) 서울고등법원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약 6억4400만달러)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노 관장 측이 요구한 금액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재산을 언제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였다. 노 관장 측은 AI 열풍으로 SK그룹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진 2026년을 기준으로 재산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급증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그룹 자산 가치도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을 기준 시점으로 삼았다. AI 투자 열풍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약 5배 뛰기 전 시점이어서 AI 특수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CNN은 이번 판결이 지난해 대법원 판단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지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기존 1조3808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대법원 취지에 맞춰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분의 1, 최 회장을 3분의 2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려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 회장이 2015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결혼생활 종료를 선언했고, 이후 이어진 법정 공방은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며 10년 넘게 이어졌다.
CNN은 최 회장이 이혼 사실을 공개했던 2015년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3만3000원 수준이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회사는 지난 5월 기업가치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달에는 265억달러를 조달하며 외국 기업으로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을 성사시키기도 했다며 기업의 높아진 위상을 설명했다.
더불어 "AI 붐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바꿔놓았다"며 "이번 재판은 AI가 만들어낸 막대한 기업가치 상승이 모든 법적 분쟁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CNN은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