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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재산분할 1조원대 육박…SK 리밸런싱 분수령될까

  • 서울고법 "최 회장, 노 관장에 9440억 지급" 판결

  • 재원 마련 부담에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리밸런싱 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왔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이 인정한 1조3808억원보다는 4368억원 줄었지만, 1심의 665억원과 비교하면 14배가 넘는 규모다. 최 회장이 1조원에 육박하는 재산분할 의무를 지게되며 SK실트론 매각 등 SK그룹의 자산 유동화 작업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이자도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이 마련해야 할 현금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며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보유 주식을 활용한 담보대출과 배당금·급여 등 현금성 자산 활용, 자산 유동화 등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되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SK 지분 1297만5472주(17.90%)를 비롯해 SK디스커버리 보통주 2만1816주(0.12%)와 우선주 4만2200주(3.22%), SK케미칼 우선주 6만7971주(3.21%), SK텔레콤 303주, SK스퀘어 196주, SK실트론 지분 29.4%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배력과 직결되는 ㈜SK 지분을 직접 처분할 가능성은 낮지만 담보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은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SK 등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급여, 기존 보유 현금성 자산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성 있는 카드로 꼽힌다. 재산분할금 지급 시기와 규모에 따라 복수의 자금 조달 수단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자산 유동화도 유력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꼽히낟. 대표적으로 SK그룹이 리밸런싱 차원에서 추진 중인 SK실트론 매각이 거론된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두산이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본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며 SK실트론의 몸값도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매각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도 이전보다 낮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최 회장 개인의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지며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까지 거래에 포함될 경우 재산분할 재원 마련에도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열리는 SK㈜ 이사회가 매각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SK실트론 매각 진행 여부와 향후 협상 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 방침이 확정될 경우 장기간 멈춰 있던 두산과의 협상도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항소심보다 부담은 줄었지만 9440억원은 개인이 단기간에 마련하기 쉽지 않은 규모"라며 "보유 주식 담보대출과 배당금, 급여, 보유 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최 회장 측이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되었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라며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 이혼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를 밝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