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관련 비용 375억달러…일부 핵심 예산 수주 내 소진 우려
트럼프, 이란 지하 핵시설 추가 타격 예고…후티 봉쇄에도 대응 경고
홍해 전선 열리면 함정·항공기 분산…요격미사일·탄약 부담 가중
이란전 비용 55조원…美 국방예산도 바닥 우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전 관련 비용이 375억달러(약 55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현재까지 실제로 들어간 비용 외에도 오는 9월 30일까지 예상되는 일부 군인 급여와 운영·유지비 등이 포함됐다.
전쟁 비용이 빠르게 늘면서 국방부의 일부 핵심 예산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핵심 예산이 수주 안에 소진될 수 있다”며 “이미 훈련이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장비·시설 유지보수 예산까지 전쟁 비용에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의회에 876억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약 671억달러가 국방부 몫이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와 재정 부담을 둘러싼 의회 내 이견으로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방부는 당장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훈련과 무기 구매에 배정된 43억달러를 다른 용도로 돌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아직 허가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을 늦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회담하던 중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인근의 이른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겨냥해 "조만간 그 지역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곡괭이산은 이란이 건설 중인 대규모 지하 시설로 핵 프로그램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핵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느 곳이든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시설이나 다른 민감한 시설을 공격하면 미국과 동맹국의 역내 이해관계를 보복 공격하겠다”고 맞섰다.
후티까지 가세하나…홍해로 전선 확대 가능성
전선이 홍해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란과 가까운 예멘 무장정파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처리할 것"이라며 대응 의지를 밝혔다.
후티의 위협은 이미 해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티는 “사우디 항구를 이용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사우디산 원유를 싣고 아시아로 향하던 유조선 3척은 홍해에서 항로를 되돌렸다.
후티가 실제 봉쇄에 나서고 미국이 대응할 경우 미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은 현재 걸프 해역에서 이란전에 투입된 함정과 항공기 일부를 홍해와 예멘 인근으로 돌려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중동에는 미 해군 함정 20척 이상과 군용기 수백 대가 배치돼 있다.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려면 방공 전력과 정보·정찰 자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요격미사일과 각종 탄약의 소모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외교적 해결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10일간의 휴전안을 카타르와 이집트, 오만,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미국에 전달했다.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달 체결됐다가 사실상 무력화된 양해각서(MOU)를 되살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은 휴전에 앞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에 관한 최소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상할 준비가 될 때까지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협상을 통한 해결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남겨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