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조 관세로 글로벌 관세 부활 시도…"美 교역 99% 포괄"
관세법 338조로 加외 다른 국가에도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그리어 대표는 2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관세가 곧 발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조만간 일부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 전에 의회와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곧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 관세는 1974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정책·관행에 미국이 관세 등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USTR은 지난 3월 공급망에서 강제노동 사용을 제대로 금지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 공개된 예비 조사 결과에서는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10여 개 교역 상대에 10%의 관세를,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등 40여 개국에는 1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에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거래를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다른 대부분 국가는 관련 법이 없거나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관세가 미국 전체 교역의 약 99%를 포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 관세율은 예비안에서 달라질 수 있다. 미 상무부 통상 관리를 지낸 라이언 메이저러스 킹앤스폴딩 변호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이 지난해 한국과 EU, 일본 등과 체결한 무역 합의에서 대부분의 관세 상한을 15%로 정한 만큼, 강제노동 관세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USTR은 중국과 한국 등 10여 개국의 구조적 산업 과잉생산 문제를 다루는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예비 관세안은 이르면 다음 달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오는 24일 오전 0시1분(미 동부시간) 만료되는 것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단하자 거의 모든 수입품에 임시로 10% 관세를 부과했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만 유지할 수 있다.
관세 우려 재점화
WSJ는 임시관세 적용 기간에 통상 정책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잦은 정책 변경에 시달렸던 기업들이 잠시 숨을 돌렸지만 새로운 관세 발표가 임박하면서 수개월간의 평온이 끝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직 미 국무부 관리인 드루 드롱 커니 컨설턴트는 WSJ에 무역법 301조 관세가 전면 시행되면 현재 약 11%인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연방대법원 판결 이전과 비슷한 약 17%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한 301조 관세는 정치적으로도 철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파니 스미스 미국대외무역위원회(NFTC) 글로벌 무역정책 부회장은 CNBC에 "강제노동 대응을 목적으로 부과된 관세를 차기 행정부가 철회하기는 훨씬 어렵다"며 "301조 관세는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법률도 동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을 이유로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 해당 조치에는 실제 관세 부과에 사용된 전례가 없는 1930년 관세법 338조가 적용됐다. CNN은 미국이 '자국 상품에 대한 차별'을 폭넓게 해석할 경우 다른 국가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법적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레그 휴시시언 폴리앤라드너 무역 전문 변호사는 CNN에 "다른 나라들은 이런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세 위협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캐나다 관세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른 무관세 품목에도 적용된다. CNN은 이를 두고 다른 나라들에도 기존 무역협정이 관세를 막는 안전장치가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단계적 관세 계획도 내놨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네릭 의약품에 2년간 0% 관세를 유지한 뒤 이후 1년간 100%, 그다음부터는 20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