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1년새 27% 감소… 서울 갱신 비중은 55.4%
상승률 매매 5.74%·전세 5.72%로 0.02%p 따라잡아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앞두고 세금과 대출, 공급 규제 논의가 전면에 올랐지만 정작 세입자 주거비와 맞닿은 전월세 안정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선 분야별 토론회에서도 임대차 제도 자체가 독립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은 만큼, 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에서 임대차 안정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서 주택공급·주택금융·부동산세제 분야별 주요 의견을 종합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이 분야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전월세 문제는 공급 분야 세부 논의 주제에 포함됐지만, 임대주택 공급 주체와 공공임대·공공분양 비중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월세 제도, 임대료, 계약갱신, 보증금 반환 안전장치 등 임대차 제도 자체가 별도 쟁점으로 다뤄지지는 않은 것이다.
문제는 세제·금융·공급 논의 결과가 모두 임차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보유세가 오르면 임대료 전가 우려가 커지고, 전세대출 규제는 세입자의 보증금 조달 부담을 키워 월세·반전세 전환을 압박할 수 있다. 정비사업 이주가 본격화하면 주변 전세 수요도 늘어난다. 정책 변화의 최종 부담이 전월세시장으로 모일 수 있는 구조다.
서울 전월세 시장은 이미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6월 1만8574건으로 전년 동기 2만5535건보다 27.26% 줄었다. 서울 갱신계약 비중도 지난달 55.4%로 집계됐다. 신규 전세 물건은 줄고 기존 세입자는 눌러앉는 흐름이 강해진 셈이다.
월세화 흐름도 뚜렷하다. 올해 1~5월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8.6%로 전년 대비 7.6%포인트 상승했다. 전세 보증금 부담과 보증금 반환 우려, 전세대출 부담이 맞물리면서 월세·반전세 전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7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0%, 전세가격은 0.28% 올랐다. 올해 서울 아파트 누계 상승률도 매매 5.74%, 전세 5.72%로 격차가 0.02%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향후 공급 부족 우려 속 ‘선매수’ 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전세를 대체할 비아파트 전세 물량도 충분하지 않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서도 월세 선호가 강해졌고, 신축 비아파트 공급도 위축된 상태다. 전세대출 제도와 비아파트 신축 공급을 위한 금융·세제 규제 합리화도 임대차 안정 차원에서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세금과 대출만 따로 논의하면 세입자 부담을 놓칠 수 있다”며 “보유세, 전세대출, 정비사업 이주비를 묶어 전월세 안정장치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