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2027년도 최저임금을 올해(1만320원)보다 3.7%(380원)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공익위원 권고안에 대한 합의에 실패한 뒤 노동계가 제시한 1만730원, 경영계가 내놓은 1만700원을 두고 표결을 통해 사용자위원안이 결정됐다.
이를 두고 권순원 최임위 위원장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쉽고 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며 "마지막 수정안이 130원 차이였고, 표결안도 30원 간격에서 투표한 만큼 합의에 준하는 표결로 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합의보다 표결로 결정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1988년 관련 제도 시행 이후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8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2008년 이후 17년 만에 합의를 이뤘지만,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들이 퇴장하면서 오점을 남겼다.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참여해 임금을 결정하는 현행 구조는 합의 도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근로자 생계비와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결정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산식은 정해져 있지 않다. 플랫폼 노동 등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새로운 고용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정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공익위원들은 올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연구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심의에서는 업종별 구분 적용과 도급제 근로자의 별도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모두 표결 끝에 부결됐다. 플랫폼을 통해 일하거나 임금을 시간 단위로 산정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현행 제도가 충분히 포괄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권 위원장은 "최저임금 제도는 적용 범위 변화 외에는 약 40년간 기본 체계가 유지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최임위가 심의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부딪힌 문제를 종합해 노동부가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 권고의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임위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노동부도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최임위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명시한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은 검토 단계지만 최임위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편하고 논의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접근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