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복원·화물에 20% 비용 요구
국제수로 자유항행 원칙과 정면 충돌
공습에도 이란 못 꺾고 유가·물가 부담만 확대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미국외교협회(CFR) 기고문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전쟁 흐름을 바꿀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복원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화물에 20%의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해협의 수호자’로서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만큼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국제수로의 자유로운 항행을 강조해온 미국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이란의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비판하며 “어떤 국가도 국제수로에서 비용을 받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의회에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 사실도 공식 통보했다. 미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60일 시한이 다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공습과 봉쇄만으로 이란을 굴복시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도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해협 통제권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미국과 걸프 지역 동맹국을 압박할 수 있는 핵심 카드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도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거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포기를 끌어내지 못했다. 지난달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 역시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국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무너졌다.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는 하루 동안 9% 넘게 급등했고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유가 상승이 휘발유 가격과 물가를 끌어올리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더힐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강경한 발표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선택지는 좁다”고 분석했다. CFR 기고문도 “공습과 봉쇄로 이란의 군사력을 일부 약화할 수는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수단까지 무력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