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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吳 부동산정책' 7·14 면전(面前) 충돌…차담은 멀어지고, 먼 거리 재확인

  • 대통령 "재건축·재개발 왜 공급 부족했는지 보고해 달라"…서울시 책임론 겨냥

  • 국무회의서 오세훈 시장 발언 기회 무산…정책 경쟁 넘어 정치적 신경전 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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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무회의에 이날 세번째 참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부동산 공급 대책을 설명하려 했으나 그 발언권을 단호하게 차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6·3 서울시장 승리 직후 한 TV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동산 정책과 관련, 차담(茶談)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 분위기 분석 결과, 오 시장의 이 제안은 사실상 거절 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드러난 장면은 양측간 협치보다 견제, 대화보다 긴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날 오 시장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 직접 발언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민대토론회가 예정돼 있고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일정도 잡혀 있다"며 "시장님 의견은 서류로 받겠다"고 선을 단호하게 그었다.
 
 오 시장이 다시 발언을 요청했지만 총리는 "원안대로 접수하겠다"며 사실상 토론 자체를 아예 차단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오늘 발언 기회를 안 주실 것 같아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 부총리에게 서울시 보고서를 전달했다"며 "그 보고서로 대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대해 국무회의 말미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한마디를 덧붙였다.
"보고서를 제출하실 때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반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현황 보고도 함께 넣어 달라."라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자료 요청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행정 주문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정책설명이) 단호하게 차단됐다고만 전했다.
 
 서울시가 주장하는 공급 확대론보다 "왜 공급이 부족해졌는가"라는 책임론에 방점을 찍은 질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발언 차단이 던진 정치적 메시지
 이번 국무회의는 오 시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참석한 세 번째 회의였다. 첫 번째는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제24회 국무회의, 두 번째는 을지훈련을 다룬 제37회 국무회의, 그리고 이번 제38회 국무회의다.
 
 세 차례 모두 서울시장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이번처럼 핵심 현안을 직접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재건축·재개발 인허가는 서울시가 담당하지만 금융·세제·대출 규제는 정부 권한이다. 어느 한쪽만 움직여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작 정책을 가장 많이 집행하는 서울시장의 공개 발언이 차단됐다는 점은 정치적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차 한잔'에서 '서류로 제출'까지
 불과 얼마 전 오 시장은 공개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차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 그때만 해도 부동산은 물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관광, 국제행사 등 협력 가능한 의제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국무회의 분위기는 그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한 총리는 토론을 막았고 이 대통령은 서울시의 공급 실적부터 점검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정책 협의보다는 정책 검증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공급 확대론과 시장 관리론의 정면충돌
 사실 이 대통령과 오 시장간의 부동산 철학은 오래전부터 달랐다.
 오 시장은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이라고 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민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투기 수요 관리와 시장 안정 기능을 보다 중시한다. 공급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공의 역할과 시장 관리 기능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이번 국무회의에서 드러난 짧은 대화는 이러한 철학 차이가 실제 정책 현장에서 어떻게 충돌하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는 결국 '체급'의 문제
 정치권에서는 또 다른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로 서울시장 5선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위상을 한층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회의에서 서울시장의 발언이 크고 길어질 경우 정부 정책과 다른 메시지가 전국으로 생중계될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오 시장 입장에서는 국무회의가 서울시 정책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무대다.
 
 이번 장면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넘어, 차기 정치 지형까지 의식한 미묘한 신경전으로도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오 시장이 제안했던 '차담'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가 보여준 것은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둔 협치의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책 철학과 정치적 셈법이 교차하는 현재의 거리였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제 차담의 성사 여부보다, 과연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가 부동산이라는 최대 현안에서 언제쯤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지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