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시장 무상 접대 논란 이어…지자체가 협회 재원 확보에 직접 관여한 정황 포착
보조금 교부·감독 부서가 직접 민간 협찬 조달…법 위반 소지 지적
추경호 대구시장이 취임 첫날 대구치맥페스티벌 현장의 VIP 라운지에서 무상 대접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구시가 해당 축제 주체인 사단법인 한국치맥산업협회를 위해 관내 기업들에 후원을 독려하는 공문을 발송해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민간 단체가 공직자를 접대한 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접대를 받은 대구시가 협회의 재원 마련에 직접 관여하며 유착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매년 치맥협회에 막대한 보조금을 교부해 온 감독 기관이다. 협회는 지난 2015년부터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주최하는 과정에서 대구시로부터 누적 약 11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으며, 올해도 13억8000만원의 예산이 교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인 지자체와 문화행사 주최 측 간의 보조금 지원 관계로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대구시 농산유통과가 관내 대형 유통업체에 발송한 정식 행정 공문이 공개되면서 유착 의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취재 결과 대구시는 관내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후원 등 지속적인 참여와 지원을 요청드린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대구광역시장 명의로 발송했다. 특히 이 같은 후원 요청 공문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년간 반복적으로 발송되었으며, 공문 내부에는 협회의 별도 요청에 따라 발송되었다는 근거조차 명시되지 않았다.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구조를 넘어, 민간 기업에 압박을 가해 특정 협회의 자금 조달까지 대행해 준 셈이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지점은 이 공문을 발송한 주무부서인 농산유통과가 다름 아닌 치맥페스티벌의 보조금 교부와 지도·감독을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이다. 예산 집행과 감독의 전권을 쥔 공무원들이 피감독 기관인 협회의 민간 협찬금 조달을 위해 직접 총대를 멘 구조는 행정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는 후원 요청 공문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이전에 언제부터 어느 기업들에게 발송했는지 그 상세 내역에 대해서는 "정보공개 청구를 하라"며 구체적인 해명을 회피했다. 치맥협회 관계자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고, 회신도 없었다.
시민사회는 단순히 법 위반 여부를 넘어 축제 내 특혜성 의전 관행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경실련은 "의전이 중심이 아닌 축제에서 대구시장 등 내빈만을 위한 라운지를 만들어 치킨과 맥주를 무상 제공한 것은 시민 눈높이에서 구태의연한 관행이자 예산 낭비"라며, "대구시와 시의회는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보다 이러한 특혜성 운영 관행을 바로잡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허가권과 행정 단속권을 쥔 지자체가 관내 기업에 특정 단체 후원을 반복적으로 요청한 것은 사실상 강제성 있는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공직자의 직무상 권한 남용을 금지하는 부패방지법 및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을 "국민 혈세를 눈먼 돈으로 보는 세금 도둑질"로 규정하며 전액 환수와 경제적 제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치맥협회는 보조금 부정수급이 적발된 사례는 아니지만, 10년간 110억원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자산을 30배가량 불린 사실이 있어, 이번 후원 공문 발송 사실이 더해지면서 감독기관과 협회 간 자금 흐름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