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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 여윳돈 79조원…주식·펀드 투자로 '머니무브'

  • 기업 여유자금 20.8조 '사상 최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사상 첫 6000 돌파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민은행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사상 첫 6000 돌파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민은행]

올해 1분기 국내 증시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가계 자금이 주식 투자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여유 자금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에서는 은행 예금보다 주식 투자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나타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7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67조원에서 확대된 수치다.

순자금 운용은 경제 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가계의 경우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분기 대비 늘어난 건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아파트 신규물량 감소 등으로 여유 자금이 증가하면서 순자금 운용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금융기관 예치금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규모는 61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34조원에서 크게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도 12조8000억원에서 29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가계의 자금조달액은 금융기관 차입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17조3000억원) 대비 17조1000억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비거주자의 자금 운용은 국내 주식 매도를 중심으로 순취득에서 순처분으로 전환했다. 주가 상승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비거주자가 취득한 국내 발행주식·출자지분과 투자펀드 지분은 전분기 -8조5000억원에서 -62조1000억원으로 순처분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취득 규모는 전 분기 61조5000억원에서 40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은 2.60배로 전분기말(2.54배) 대비 상승했다. 순금융자산은 3950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말 대비 183조5000억원 증가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0조8000억원으로 기업 순이익 급증 등 영향에 전분기 1000억원에서 큰 폭 확대됐다. 이는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비금융법인은 생산 활동의 주체로서 재화와 서비스 생산을 위해 설비 및 기술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실물 투자가 금융 투자보다 많은 자금 부족 주체지만, 이번 분기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한 영업이익 급증으로 비금융법인 기업에서 큰 폭의 여유 자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 분기 말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85.3%였다. 김 팀장은 "가계부채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조치와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이번 분기엔 0.6% 정도 증가했다"며 "올해 1분기 명목 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4% 정도기 때문에 가계부채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가계부채 비율을 80%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가계부채가 상당폭 관리되고 올해 (명목) GDP가 (상승률) 10%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가계부채 비율도 꽤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외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8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최대치로, 이전 최대치는 지난해 3분기 53조3000억원이다.

김 팀장은 "국외 부문의 순조달 규모 역시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국제수지 증가에 영향을 받았고, 상당 폭은 반도체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