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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도 못 버틴 불황…5년 이상 사업자 폐업 31만명 넘어

6월 30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매장사진연합뉴스
6월 30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매장.[사진=연합뉴스]

고금리와 고물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오래 버틴 사업자들마저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5년 이상 영업을 이어가다 문을 닫은 사업자가 31만명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 확인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동사업자는 1032만1407명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증가율은 국세통계포털에서 확인 가능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동사업자 증가율은 2020년 7.5%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6.4%, 2022년 5.1%, 2023년 2.8%, 2024년 2.0%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1%대로 내려앉으며 사업자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창업 감소가 전체 사업자 증가세를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규 사업자는 116만8273명으로 전년보다 4.1% 줄었다. 신규 사업자는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4년 이후 가장 적었다.

폐업자는 97만5681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었던 2024년보다 3.2% 줄었지만, 신규 창업 감소 폭이 커 전체 가동사업자 증가율 둔화를 막지는 못했다.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은 83.5%로 높아졌다. 새로 문을 연 사업자 100명당 폐업자가 83명 이상 발생한 셈이다. 이는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장기간 버틴 사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5년 이상 영업하다 폐업한 사업자는 31만7406명으로 2005년 이후 최대였다.

전체 폐업자 가운데 5년 이상 존속 사업자의 비중은 32.5%였다. 문을 닫은 사업자 3명 중 1명은 최소 5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셈이다. 해당 비중은 2020년 27.1%에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상승했다.

폐업 사유로는 사업 부진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는 49만1966명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폐업자 절반 이상이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것이다.

자영업 대표 업종인 음식업 부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음식업 가동사업자는 79만8969명으로 전년보다 1.9% 줄며 8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음식업 신규 창업은 13만114명으로 전년보다 13.6% 감소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면 음식업 폐업은 14만2557명으로 신규 창업보다 많았다. 음식업 사업자는 1만2443명 순감했다. 전년 순감 규모의 약 5배로 확대된 수치다.

오래된 음식점도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5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 폐업은 4만1659곳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20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도 2797곳이 문을 닫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기로에 놓인 점도 자영업 경기에는 부담이다. 대형마트 점포가 문을 닫을 경우 입점업체와 납품업체, 주변 상권까지 연쇄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정부는 홈플러스를 주요 거래처로 둔 중소 협력업체에 총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긴급 경영안정자금 900억원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3500억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