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 IRINN은 지난달 30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의 사전 녹화 인터뷰를 내보내다 화면을 검게 전환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의 대미 협상단장을 맡고 있다.
방송은 갈리바프 의장이 120억 달러(약 18조6000억원) 규모의 동결자산 해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던 중 끊겼다. 그는 “120억 달러다. 그렇다. 그들은 그렇게 할 것이고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고 말한 직후 더 이상 방송되지 않았다.
이란 의회 공보국은 인터뷰 영상이 방송 2시간 전 국영방송에 전달됐고, 사전 협의 없이 중단됐다고 반발했다. 국영방송 측은 나머지 내용을 다음 편에서 방송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회는 핵심 내용이 의도적으로 빠졌다고 보고 있다.
방송되지 않은 부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핵시설 방문 가능성, 동결자산 해제 방식, 미국이 제안한 3000억 달러(약 466조1000억원) 규모 전후 재건 자금, 최고지도자의 대미 협상 관련 메시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갈리바프 의장은 인터뷰에서 종전 양해각서를 “미국의 패배 문서”라고 주장하며 협상 반대파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의 합의를 굴복으로 보는 강경파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둘러싼 이란 내부 권력 다툼을 드러낸 장면으로 해석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종전 양해각서를 승인한 이후에도 강경파는 협상 중단을 요구해 왔다.
미국과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동결자산과 핵사찰, 재건 자금 등 민감한 쟁점이 공개될수록 이란 내부 반발도 커질 수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내부 정치 변수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