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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우디, 호르무즈 군사작전 놓고 관계 균열…안보갈등 수년 만에 최악"

  • 사우디 거부에 美 작전 중단…美는 요격미사일 공급 보류 경고

  • 루비오, 걸프 순방서 사우디 제외…빈 살만은 G7 초청 거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며 양국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미국과 아랍권 당국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을 계기로 미국과 사우디 간 안보 갈등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올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이라는 군사작전을 추진했다. 미군 군용기 100여 대와 군함이 동원될 예정이었지만, 핵심 거점인 사우디가 자국 군사기지와 영공 제공을 거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작전은 결국 중단됐다.

미국은 사우디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백악관은 사우디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요격미사일 공급을 보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이후 기지와 영공 제한을 풀었지만, 그럼에도 양국 관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WSJ는 전했다.

이번 갈등은 미국과 사우디가 대(對)이란 대응 방식을 놓고 처음부터 다른 계산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우디는 미국 측에 이란 정권 전복을 겨냥한 어떠한 시도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유가 급등, 중동 지역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또 자국 기지와 영공이 이란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대이란 군사행동을 강행했다. 이후 이란은 걸프 지역의 인구 밀집 지역과 에너지 시설, 공항 등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맞섰다.

사우디는 전쟁이 장기화하자 오히려 긴장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란의 추가 보복과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이 사우디 원유 수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이란과 접촉을 늘린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에도 대이란 봉쇄를 해제하고 외교 협상에 복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악화의 여파는 외교 무대에서도 나타났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걸프 국가 순방에서 UAE와 쿠웨이트, 바레인을 방문했지만 사우디는 찾지 않았다. 사우디 측은 이를 의도적인 외교적 냉대로 받아들였다고 WSJ는 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미국의 전쟁 대응 방식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국 정부가 현재 사우디 내 군사력 배치를 축소하고, 전쟁 기간 미국에 더 협조적이었던 이스라엘과 요르단 등으로 병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관련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