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수
  • 코스피 8476.97 82.32+0.98%
  • 코스닥 916.21 4.36-0.47%
  • 달러 1,551.50 8.3+0.53%
  • 유로 1,768.24 5.67+0.32%
  • 엔화 955.39 2.33+0.24%
  • 위안 228.45 1.54+0.67%

[종합] 美·이란, 도하로 향했지만 회담은 안갯속…호르무즈가 다시 흔든 60일 협상

  • 트럼프 "30일 회담" 주장…이란 "협상 일정 없다" 반박

  • 쿠슈너·윗코프 도하행에도 직접 대좌 성사 여부 불투명

  • 호르무즈 관리권·동결자산·핵 문제까지 60일 협상 난항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미국 협상팀과 이란 전문가 대표단이 이번 주 카타르 도하로 향한다. 그러나 양측 간 직접 회담이 실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대화를 요청했다"며 회담 개최를 주장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 측과 어떤 수준의 협상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 이후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이 흔들리는 가운데 양측이 회담 성사 여부를 놓고 엇갈린 신호를 내고 있다.
 
美 “회담” vs 이란 “점검”…도하 일정 엇갈린 해석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협상팀과 이란 전문가 대표단은 이번 주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향후 며칠 동안 미국 측과 어떤 수준의 협상 회담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표단의 카타르 방문은 이란 대표단의 방문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입장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회담을 요청해왔다”며 “30일 도하에서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이번 주 고위급 논의를 위해 카타르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점을 30일로 못 박았지만, 백악관은 ‘이번 주’라고만 설명했다. 세부 일정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란은 도하 방문 목적이 협상 재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합의 조항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전문가들이 석유 판매와 동결 자산 사용 가능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카타르에 간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핵심 조항을 먼저 이행해야 본격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 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간접 접촉 가능성은 남아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 기술팀이 카타르·파키스탄 중재단을 각각 별도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양측이 마주 앉는 형식은 아니더라도 도하에서 합의 이행과 긴장 완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양측의 입장 차는 지난 17일 체결한 14개항 MOU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이란은 이 문서를 통해 60일 안에 최종 종전 합의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군사 충돌 책임을 놓고 다시 맞섰다. 미국은 최근 상선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반격했다.
 
주말 충돌 이후 양측 공격은 일단 멈춘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란이 공격 중단 상태가 유지되는지 지켜본 뒤 협상 복귀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하 일정이 최종 합의로 바로 이어지기보다 추가 충돌을 막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관리권 쟁점 부상…동결자산·핵 문제도 변수
 
이번 도하 일정의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국영TV에서 “오만과 해협 관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이란이 독자적으로 선박 이동 관리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이 지정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은 차단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란은 MOU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이 항로와 선박 통과를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조항에는 이란이 상업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은 60일 동안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후에는 이용 수수료를 물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은 이에 반대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수로인 만큼 자유로운 선박 이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다. 통행료나 수수료 부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오만도 이 해협을 지나는 배에 어떤 비용도 부과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동결 자산 문제도 변수다. 로이터통신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카타르에 묶여 있던 자산 120억 달러 가운데 60억 달러가 해제돼 반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MOU를 ‘이란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엑스(X)에서도 “합의는 쌍방의 문제”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면 이란도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도하 회담의 성과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도하 회담은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도 밝혔다.
 
양측이 모두 도하로 향한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의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미국은 회담 재개를, 이란은 합의 조항 점검을 각각 앞세우고 있다. 직접 협상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과 동결 자산 해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간극도 크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이번 일정은 종전 합의의 돌파구라기보다 휴전 붕괴를 막기 위한 임시 안전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