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코스피는 거래일 기준 하루 평균 3.9% 움직이며 역대급 변동성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수급과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6일) 코스피는 19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등락률이 3.88%를 기록했다. 하루 등락률이 4% 이상인 날은 9거래일로 절반에 육박했고, 8% 이상 움직인 날도 세 차례에 달했다.
지난 8일에는 8.29% 급락한 뒤 다음 거래일인 9일 8.18% 급등했다. 이어 23일에는 9.99% 폭락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대 하락폭인 910.71포인트를 기록했고, 25일에는 5.42% 급등한 뒤 26일 다시 5.81% 급락하는 등 하루 만에 방향이 뒤바뀌는 장세가 반복됐다.
시장 안전장치도 잇따라 작동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29차례 발동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연간 기록(26회)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주에는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하루 차이로 연이어 발동됐고, 서킷브레이커도 작동했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세 차례 발동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세 번이나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경우 투매를 막기 위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형 악재 때마다 발동됐지만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 발동 횟수는 6차례에 불과했다. 올해는 3월 두 차례에 이어 6월에만 세 차례 발동되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이미 다섯 차례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동성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대형주로의 수급 쏠림이 가장 먼저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의 56.48%에 달한다. 두 종목의 주가가 하루 10% 안팎씩 움직이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지수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구조다. 이런 상황 속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도 한때 97.78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16조3998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35.2%를 차지했다. 전날인 25일에는 비중이 40.9%까지 치솟았다. 순자산도 상장 첫날 5조원에서 한 달 만에 17조6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쇼트 감마(short gamma)' 구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2배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장 마감 직전 기초자산 비중을 재조정한다.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추가 매도해야 하는 구조여서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을 시사했다. 감사원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관리·감독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는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