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실무 협상 지속
이란 "제재·동결자산 진전"…美 확인은 없어
트럼프 재공격 경고에 4자 회담 한때 긴장
미국과 이란이 천신만고 끝에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첫 고위급 후속 회담을 마쳤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도중 이란 재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전 운행 관리 및 레바논 무력 충돌 방지 기구 설치 등에 합의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와 파키스탄 중재로 이날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고위급 회담을 마쳤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각각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전날 시작된 회담은 이날 새벽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협상 종료 후 중재국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MOU 이행을 감독할 고위급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핵 문제와 제재, 합의 이행 점검·분쟁 해결 등을 다룰 실무그룹도 분야별로 꾸린다. 이 기구들은 60일 안에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한 논의 절차를 관리한다.
레바논과 호르무즈 문제도 별도 관리 대상에 올랐다. 양측은 중재국 지원 아래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 합의가 지켜지도록 충돌 방지 기구를 두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상선 운항 과정에서 사고와 오판을 막기 위한 비상 소통 채널을 구축한다. 아울러 양국은 세부 사안을 두고 이번 주 남은 기간 동안 실무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란 측은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회담 뒤 국영방송에 “호르무즈 안전 통항 장치와 이란산 원유 판매 허가, 동결자산 해제 문제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석유·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재 면제와 일부 동결자금 해제를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한 미국 측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밴스 부통령은 "이번 협상은 실무적 협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며 "모든 쟁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레바논의 안보 보장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는데, 이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고 명시된 종전 양해각서(MOU) 1항과 관련된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레바논 문제에 대해 "이 문제들은 항상 좀 복잡하다"고 언급했고, 아라그치 장관도 레바논 충돌 방지 기구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협상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때 냉각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도중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헤즈볼라를 막지 못하면 다시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 발언 이후 이란 대표단이 4자 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한 미국 외교관은 “이란 측이 협상장을 떠난 것은 아니며 밤 늦게까지 논의가 이어졌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